취임 1년 맞는 김병원 농협회장 “연내 ‘농부병 전문’ 농민병원 설립 추진”

취임 1년 맞는 김병원 농협회장 “연내 ‘농부병 전문’ 농민병원 설립 추진”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7-03-07 18:18
수정 2017-03-0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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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못 받고 고통받는 농민 많아”…연구용역 통해 구체적 계획 수립

농협중앙회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 농민을 위한 전문병원을 짓는다. 2020년까지 농가 소득이 연 5000만원에 이르도록 3조 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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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1주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7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1주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오는 14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병원(64) 농협중앙회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농민 병원 설립 계획은 미리 배포된 보도자료에 없던 깜짝 발표였다. 비옥한 토지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단상에 선 김 회장은 “농촌 고령화로 ‘농부병’(病)인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농민이 많다”면서 “전문의료시설이 멀어 건강검진을 제때 못 받고 암 진단을 받아도 서울의 유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대처럼 공공성 있는 학교·의료법인과 연계하는 기부채납 방식, 일반 사립 의대에 경영을 맡기는 방식, 농협이 직접 의료법인을 세우는 방안 등을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한 뒤 연내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농가 소득 확대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015년 3722만원 수준인 농가 연평균 소득은 자체 성장과 정부 정책 지원을 고려할 때 2020년 4335만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소득이 5000만원이 되려면 농가당 665만원을 더 벌어야 하는데 농협은 이중 절반을 부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회장은 “농자재 가격을 내려 농가 생산비를 절감하고 태양광발전 등 농업 외 소득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지난해 비료와 농약, 사료 가격 등을 내려 1823억원의 혜택을 농가에 돌려줬다.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의 이중고를 겪는 쌀값 안정 대책도 나왔다. 농협은 2020년까지 전체 쌀 생산량의 47%를 사들이는 동시에 근본적으로 쌀 생산량 조정을 위해 올해 90억원을 투자해 30㏊ 규모의 사료용 쌀 시범재배단지를 조성한다. 식품회사 오리온과 합작해 경남 밀양에 지은 ‘오리온농협’ 공장에서는 올해 말부터 연 8000t의 쌀 과자와 쌀가루가 생산된다. 김 회장은 “밀가루 10%를 쌀가루로 대체하면 30만t의 추가 쌀 소비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농협 특유의 권위주의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회장의 현장 방문에 직원들이 불려 나오는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10여명의 농협 계열사 사장단이 동석했다. 김 회장은 이를 보고 “일해야 할 대표들이 여기 다 오면 어떡하느냐”며 호통을 쳐 직원들이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7-03-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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