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가을 좀 봐 /박세현
나뭇잎 다 비워내고
맨입술 다시면서 남몰래 부르르
떨어보는 미성년 계수나무의 시늉이
앳되다
비린내!
이런 밤을 개기기 위해
만델링과 예가체프가
싸우듯이 뒤섞인 커피 연타로 마신 밤
마음 놓고 길 놓칠 수 있어 좋다
속은 거북한데 쏟아낼 형식을
찾지 못해
조용히 열 받는 순간
마지막 악장 생략한
저 가을 좀 봐
2011-11-0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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