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세계는 오바마 편?/이도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는 오바마 편?/이도운 논설위원

입력 2012-10-27 00:00
수정 2012-10-2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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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50% vs. 미트 롬니 7%.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공화당 후보가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두 후보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가 확연하게 벌어졌다. 영국의 BBC가 지난 7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세계 21개국에서 2만 1797명을 상대로 두 후보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다.

오바마는 4년 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도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우선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또 조지 W 부시 미 정부의 일방주의에 신물이 났던 세계 각국은 이라크 철수를 공언하며 좀 더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듯한 오바마에게 마음이 끌린 것 같다.

그러나 BBC의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제사회의 오바마 지지 이유가 4년 전의 ‘명분’보다는 ‘실리’ 즉, 국가 이익을 고려한 측면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 오바마 지지율이 무려 72%로 조사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이유는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경제 위기 해법을 오바마 정부와 협력해 마련해 왔기 때문이다. 반면, 롬니는 유럽을 “국가 재정을 방만하게 지출하는 사회주의 국가”로 폄하했기 때문에 정책이 변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롬니보다 오바마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롬니 지지율이 더 높은 나라는 파키스탄. 오바마 정부가 비밀작전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등 파키스탄 영토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두 나라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우리나라의 오바마 지지율은 58%, 롬니 지지율은 8%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틈만 나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 등을 칭송하는 것 등을 감안하면, 한국에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인 롬니보다 인기가 높은 게 당연해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오바마 지지율은 21개 나라 가운데 11번째로 꼭 중간이다. 오바마가 립 서비스의 대가로 우리나라에서 안보나 경제 측면에서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오바마의 인기는 우리보다 훨씬 낮아 9% 남짓이다. 노다 요시히코 정권이 미국에 지나치게 종속된 것처럼 비쳐진 이유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도 롬니보다 오바마의 지지율이 높지만, 그 수치는 28%로 파키스탄(11%) 다음으로 낮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2-10-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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