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버릴 때 얻어지는 것/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CEO 칼럼] 버릴 때 얻어지는 것/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입력 2013-04-15 00:00
수정 2013-04-15 08: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거나 기존의 것에 새로운 기능이나 역할을 더하는 것을 창조(創造)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반대편에 고정관념(固定觀念)이 있다.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하고 있어 항상 머리에서 떠나지 않으며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도 변하기 어려운 굳은 생각을 고정관념이라 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968년 멕시코에서 제19회 하계올림픽이 열렸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의 학생이었던 딕 포스베리는 높이뛰기 미국대표로 이 대회에 출전하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마침내 포스베리가 뛸 차례가 되었다. 출발선에 서서 숨을 고른 그는 힘차게 도움닫기를 한 후 바를 뛰어넘었다. 이때 그를 쳐다보고 있던 관중들은 모두 놀랐다. 그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알고 있던 가위뛰기나 엎드려뛰기와 같이 정면에서 바를 뛰어넘지 않고, 등을 지면으로 향하는 생소한 기술로 바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포스베리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였다. 그가 보여줬던 배면뛰기 기술은 ‘포스베리 플롭’(Fosbury Flop)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그 다음 대회부터 모든 선수들이 그를 좇아 배면뛰기를 시도하게 되었다. 높이뛰기 바는 정면으로 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신기록들이 양산되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이다.

고정관념을 버리는 데에는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인간은 원래 변화를 싫어하는 동물이다. 변화는 익숙함과 편안함에서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옷을 갈아입힐 때, 갓난아기는 있는 힘껏 울어대며 저항한다. 새 옷이 주는 차가움과 아직 몸에 익지 않은 새 옷의 뻣뻣함이 싫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이겨낼 때, 아기는 예쁘고 건강한 모습을 지켜갈 수 있다. 이런 사소한 변화마저 거부하는 인간에게 수십, 수백년을 유지해온 사회적 고정관념을 버린다는 것은 매우 커다란 용기가 뒤따라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또 고정관념을 버린다는 것은 사물과 주변에 새로운 관심을 갖는 것이기도 하다. 뉴턴이 쉬고 있을 때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졌다. 바람이 불면 약한 가지에 달린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뉴턴은 이 당연한 현상을 보고 생각을 달리하였다. 그 결과 뉴턴은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기업에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좀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경영자들은 관심을 가지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기업의 체질을 강하게 하고, 성공으로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이끌어 오는 동력은 버릴 때 얻을 수 있다. 고정관념을 버리는 용기가 세상을 바꾸고, 관습화되어 있는 것을 다르게 보는 관심이 세상을 발전시킨다.

관광과 같은 서비스산업은 더욱 그렇다. 사람들의 생활행태와 사고방식이 변하고 있는데, 기존의 먹을거리와 즐길거리, 볼거리 등 관광산업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방법으로는 더 이상 변화에 대응되는 기대수준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 도쿄 인근의 가메다병원은 병원 건물 꼭대기 층에 장례식장을 만들었다. 당연히 지하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장례식장을 다르게 본 결과다. 지금 이 병원은 ‘천국과 가장 가까운 장례식장’을 가진 병원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기존의 사물을 다르게 볼 때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늘 이런 시기면 많은 사람에게 막연한 고정관념적 기대도 많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새로운 국정의지와 일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보고 인내할 필요가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다.

2013-04-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