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여는 아침] 어리석은 자는 묻지 않는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어리석은 자는 묻지 않는다

입력 2016-02-25 23:42
수정 2016-02-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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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나면 어찌하여 묻지 않을 수 있나.
묻는 것을 어찌하여 정밀히 하지 않을 수 있나.

의호부질(疑胡不質)
질호부정(質胡不精)
김낙행 질의잠(質疑箴) ‘구사당집’(九思堂集)

‘질의잠’은 ‘의심나는 것을 묻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글’이라는 뜻입니다. 김낙행은 의문이 나도 물을 생각을 안 하는 게 배우는 자의 병폐라 하고, 묻더라도 정밀하게 묻지 않는다면 제대로 묻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또 묻기를 좋아하면 여유가 생기고 자세히 물으면 분명히 알게 되지만, 모르는 것을 쌓아 두거나 그냥 넘어가면 학문에 방해가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천하의 의리와 사물을 이해하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음을 ‘어리석고 나약한 일’이라 하며, 어른뿐 아니라 나이 어린 사람에게도 모르는 것은 묻겠노라 스스로 다짐합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을 곳이 있다면 참 다행한 일입니다. 내가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의 나이나 신분은 돌아볼 이유가 없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묻기를 좋아해 누구에게라도 묻습니다. 그래서 점점 더 지혜로워집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묻는 것을 부끄러워해 모르면서도 아는 척합니다. 그래서 점점 더 어리석어집니다.

묻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지혜로워지는 일입니다.

■김낙행(金樂行·1708 ~ 1766)

조선 후기의 학자. 자는 간부(艮夫), 호는 구사당(九思堂), 본관은 의성. 효행이 지극하고 문장으로 이름이 났는데, 특히 제문을 잘 지어 서간문을 잘 쓰기로 유명하던 밀암 이재와 함께 구제밀찰(九祭密札)이라고 불렸다.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다른 명구들도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16-02-2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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