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혁신 현장 찾은 文 대통령, 쓴소리도 귀담아들어야

[사설] 규제혁신 현장 찾은 文 대통령, 쓴소리도 귀담아들어야

입력 2018-07-19 17:56
수정 2018-07-19 18: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규제혁신 현장 행보에 나섰다. 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할 예정이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알맹이가 없다며 회의 시작, 2시간 전 전격 취소한 지 22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의료기기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현장을 찾아 의료기기와 관련된 각종 규제 등에 대한 얘기를 듣고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넘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은 물론 혁신성장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정부는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도 32만개에서 18만개로 줄였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를 취소하고 직접 현장을 찾았겠는가.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이런 현장 행보를 이어 갈 것이라고 하니 차제에 제대로 된 현장의 쓴소리를 귀담아들었으면 하는 차원에서 몇 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흔히 규제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로 공직사회와 국회를 꼽는다. 특히 규제를 풀었다가 나중에 책임 추궁을 당할까 봐 몸을 사리는 공무원은 큰 문제다. 여기에는 자신들이 가진 권한을 내려놓기 싫어하는 공직사회의 속성도 한몫한다. 장·차관이나 단체장이 규제혁신을 외쳐도 움직이지 않는 이유다. 대신에 이들은 그럴듯하게 규제 완화 추진계획을 모아서 내놓지만, 상당수가 보여 주기식이다. 장·차관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장을 찾지만 사람을 모아 놓고 얘기는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고 가기 일쑤다. 대통령이 듣고 느껴야 할 것은 이런 공직사회 ‘보신주의’와 ‘보여 주기식 행정’의 폐해다.

국회에는 1만여개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규제를 아예 덩어리째 푼다는 ‘규제 샌드박스’ 관련법 등 숱한 법안이 발목이 잡혀 있다. 이들 법안 통과를 여당에만 맡겨 두지 말고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정부 안에서 발굴하고, 토의하다가 반년, 국회에서 반년을 허비하면 이미 늦다. 혁신성장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점이다. ‘규제 완화는 속도’라는 점을 다시 한번 유념했으면 한다.

2018-07-2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