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추어탕의 추억/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추어탕의 추억/이동구 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15-09-11 17:58
수정 2015-09-11 18: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릴 적 살던 집 앞 작은 개울. 봄부터 가을까지는 물놀이하기에 안성맞춤이었고, 겨울엔 얼음판이 돼 주었던 놀이터였다. 바로 위 형에게는 붕어, 장어 등을 잡을 수 있는 체험장이기도 했다. 전날 오후쯤 개울가 수초 속에 놓아둔 통발(대나무 어구)을 아침나절에 올리면 미꾸라지가 한가득 꿈틀거리고 있었던 장면은 눈에 선하다.

점심때 회사 선배와 셋이서 찾은 추어탕 집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입지적인 장점도 있겠지만 걸쭉한 탕 맛이 예사롭지 않은 탓이다. 추어 튀김에 반주라도 곁들인다면 몸 기운과 기분은 황홀지경이다. 냉면으로 달랬던 무더위를 막 보낸 지금쯤의 추어탕은 가히 보약에 버금가는 느낌이다.

서울 도심엔 유명한 맛집이 꽤 있다. 정치인, 연예인, 작가 등 이름깨나 알려진 인사들이 자주 찾는다면 단박에 맛집으로 뜨기도 한다.

음식 맛과 함께 아름다운 기억들이 곁들여진다면 잊지 못할 명소가 된다. 유명한 추어탕 집 가운데는 북한의 저명 인사들도 기억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어릴 적 먹었던 추억 때문이리라 짐작된다. 추어탕이 때로는 ‘추억탕’이 되기도 한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2015-09-12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