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찌라시/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찌라시/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05-18 22:38
수정 2017-05-19 00:2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출근길 지하철 역, 혹은 점심때 횡단보도 앞에서 50~60대 여성들이 나눠 주는 찌라시. 건네는 찌라시를 늦겨울부터 손사래 치지 않고 받아 놨더니 꽤 많은 양이 됐다. 잘 관찰해 보면, 달랑 종이 한 장만으로 유혹하는 찌라시는 당연히 인기가 없다. 하지만 ‘미끼’가 달린 찌라시는 제법 받아 드는 손이 있다. 어떤 은행의 찌라시에는 ‘보리 건빵’이 달려 있는가 하면, 어떤 교회 것에는 명함과 함께 초콜릿이나 과자가 들어 있다. 심지어는 찐 달걀이 선물로 딸려 오고, 제법 괜찮은 품질의 물티슈도 있다. 그 숱한 유혹에도 찌라시가 안내하고자 하는 헬스클럽, 은행, 교회, 식당, 어학원에 가본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런 것들에 흥미를 잃어서일 텐데, 찌라시를 나눠 주는 상대를 잘 못 골랐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북한이 날려 보낸 찌라시(삐라)와 CD를 담은 풍선이 터지지 않고 서울 주택가 옥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집 근처에서도 북한 삐라를 몇 번 주운 적이 있는데, 내용도 조잡하고 품질도 수준 이하다. 정보 홍수 속에 거들떠보지도 않을 찌라시를 날려 보낼 돈이 있으면, 인민들 한끼라도 더 챙기라 하고 싶다.

황성기 논설위원
2017-05-1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