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긍정의 힘/손성진 논설고문

[길섶에서] 긍정의 힘/손성진 논설고문

손성진 기자
입력 2020-06-04 23:02
수정 2020-06-05 04: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만물은 아름답다고 생각할 때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노변에 핀 유월의 장미가 유난히 붉습니다. 오늘 밤 저 별들은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사람들은 장미 따위가 뭐냐며 무심하게 지나칩니다. 별 따위가 무슨 대수냐며 외면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나는 붉은 장미 한 송이를 가슴에 심고

작은 별 하나를 눈 속에 담았습니다.

식어 버린 심장에는 엄마의 손길 같은 온기가 퍼지고 침침한 눈은 여명의 어둠이 걷히듯 환해집니다.

장미와 별을 무기처럼 장착한 내 몸은 이제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어디선가 날카로운 것이 느닷없이 날아와서는

나를 할퀴려 들었습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선 장미를 떠올리고 별을 불러냈습니다.

살짝 생채기가 났습니다만 그들이 잘 막아 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속삭여 주었습니다.

쉿, 넌 괜찮아.

내가 대답했습니다.

그래, 난 아무렇지도 않아.

눈을 떴을 때 내 앞에는 세상이 여전히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sonsj@seoul.co.kr
2020-06-05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