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산 멍때림/임병선 논설위원

[길섶에서] 산 멍때림/임병선 논설위원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8-25 20:14
수정 2020-08-26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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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봉쇄가 길어져 좋아하는 산을 마음껏 다닐 수가 없으니 갑갑하다. 큰 산을 돌아다녀야 직성이 풀릴 텐데 국립공원 대피소는 몇 달째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설악산 공룡능선 자락의 봉정암과 오세암은 대피소 대신 산객들의 하룻밤을 책임졌는데 요즈음 같은 시국에 불자가 아닌 이들로선 말을 넣어 볼 염치조차 없어진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동영상 공유 채널 유튜브다. 즐겨 찾는 20대 후반의 미국 젊은이가 있는데 나홀로 트레킹이란 콘셉트로 세계 각국의 유명 산을 돌아보다 최근에는 미국 50개 주의 유명한 산들을 돌고 있다. 길게는 90분 넘게 이어지는데 멍하니 빠져들곤 한다. 네팔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다녀올 때 하루 10달러씩 주고 짐꾼들에게 져 나르게 했던 짐들과 달리 일인용 텐트에 간편식, 정수 장치만 들어가는 그의 배낭 뒤를 따라 졸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의 검색 취향이 완벽하게 분석돼 비슷한 젊은이들이 혼자서나 단둘이 경험한 트레킹 동영상들이 줄줄이 안내되니 손쉽게 안방에서 미국의 산천을 휘젓고 다니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취업이 힘들어진 미국 청년들이 저리도 발버둥치나 싶기도 하다.

2020-08-2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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