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빅브러더 엘리베이터/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빅브러더 엘리베이터/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3-12-13 23:40
수정 2023-12-13 23: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재채기했다. 사이렌이 울리며 기다려 달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스피커로 나왔다. 혼자 탔기에 망정이지 이웃 주민이라도 있었으면 무척 무안했을 일이다. 승강기 내 비명 감지 시스템이 오작동한 것이다. ‘24시간 비명 감시 중. 비명을 지르면 즉시 경비가 출동합니다’라는 안내 글이 보인다. 아이 울음소리와 큰 소음에 작동할 수 있다는 주의 사항도 있다.

생활 편의를 위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놀랍다. 사람도, 차량도 무인 시스템으로 통제한다. 폐쇄회로TV는 아파트 단지와 주차장에서 24시간 움직임을 지켜본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생각난다. 사람을 감시하는 빅브러더를 의심하던 주인공은 금지된 일기 쓰기 등 생각하는 행동으로 경찰에 체포되고 세뇌당한다. 그리고 권력자의 뜻대로 2+2=5이며 그를 사랑했다고 외친다. 비명 감지 시스템이 분명 나와 이웃의 안전을 위한 이기(利器)임을 모르지 않는데, 빅브러더를 떠올리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2023-12-1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