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은 이미 침체 극복 유동성발(發) 인플레 심화와 리비아 사태로 불거진 고유가로 타격받고 있는 세계 경제를 움찔하게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12일 일본이 더 이상 세계 경제의 핵심 견인차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세계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이 대지진보다는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강세에서 여전히 더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지난 2년간 특히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그 와중에 투자자들이 또다시 위험에 둔감해진데 대한 경종이란 지적도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자 주말판에서 ‘두터운 꼬리 위험’(fat tail risk)과 ‘블랙 스완’(black swan)이란 표현을 쓰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즉 쉽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타격을 가한다는 측면에서 일본 대지진이 투자자의 뒷머리를 때렸다는 것이다.
씨티의 글로벌 환전략 책임자 스티븐 잉글랜더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상승장에 들뜬 투자자들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일각의 충고를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짓 경고(wolf cry)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더는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반영해 이른바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변동성 지수)가 리비아 사태로 최근 급등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블랙스완 피로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지진이 리비아 사태와 인플레 우려 고조, 그리고 유로 재정 위기가 다시 불거지는 미묘한 시점에 발생함으로써 이런 투자자의 둔감함을 일깨우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파이낸셜 타임스는 분석했다.
또 두명의 월가 큰손이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지난주 나타난 것이 금융시장에 대한 대지진의 충격을 완충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즉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카를 아이칸이 “다시 위기가 오면 더는 남의 돈을 굴릴 자신이 없다”면서 자신이 운용해온 채권펀드 70억달러 가운데 남의 돈인 17억달러 가량을 상환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중 하나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오너 빌 그로스가 투자 전망이 어둡다면서 보유 미 국채를 모두 내다 팔았다고 밝혀 월가를 놀라게한 것도 지난주다.
전문가들은 충격에 대한 세계 경제의 내성이 강해진 점도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측은 중동전으로 지난 1973년 제 1차 오일 쇼크가 발생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즉 당시와 같은 충격이 세계 경제에 미치려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유가가 100달러를 계속 웃돌고 있지만 이 때문에 세계 경제에 파국이 올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업 수익이 2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일각에서 우려되는 거품 폭발 위험이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란 점도 지적됐다.
미 코네티컷 소재 피어폰트 시큐리티스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세계 경제가 (계속) 청신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핌코에서 1조1천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데 관여하고 있는 모하메드 엘-에리안도 로이터에 “대지진 타격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초기에는 감소하겠지만 복구로 인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난 1995년의 고베 지진 때를 상기시키면서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일본이 향후 3분기 연율 기준으로 3%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공공 부채가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지진으로 급락했던 엔화 가치가 반등하는데 대한 분석도 나왔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13일 엔가치 반등이 일본 경제를 밝게 전망해서라기보다 자금 환류를 겨냥한 환투기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즉 일본 기업과 투자자가 지진 복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처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은 일본으로의 자금 환류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지진 피해 복구가 에너지 집약 성격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가 강세의 돌출 변수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와 블룸버그는 기력이 빠진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사실상의 세계 경제 최대 견인차로 부각한 중국의 향후 진로가 여전히 핵심 열쇠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빠른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금융시장의 진짜 걱정은 ‘중국이 과연 인플레를 제대로 수습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소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 앤드루 밀리건은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금리와 은행 지준율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지만 아마도 긴축 통화 정책이 이제 막 시작된데 불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슈타인메츠도 CNN 머니에 중국의 성장이 연간 10%에서 7%로 떨어지는 것보다는 인플레를 제대로 견제하느냐가 세계 경제에 어떤 타격을 줄 것이냐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13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이 이날 베이징에서 “중국이 올해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외부 변수가 국내 요소보다 경제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런 불확실성의 하나가 중국과 경제에서 밀접하게 연계돼있는 일본에서 대지진으로 돌출된 것이다.
연합뉴스
로이터는 12일 일본이 더 이상 세계 경제의 핵심 견인차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세계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이 대지진보다는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강세에서 여전히 더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지난 2년간 특히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그 와중에 투자자들이 또다시 위험에 둔감해진데 대한 경종이란 지적도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자 주말판에서 ‘두터운 꼬리 위험’(fat tail risk)과 ‘블랙 스완’(black swan)이란 표현을 쓰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즉 쉽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타격을 가한다는 측면에서 일본 대지진이 투자자의 뒷머리를 때렸다는 것이다.
씨티의 글로벌 환전략 책임자 스티븐 잉글랜더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상승장에 들뜬 투자자들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일각의 충고를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짓 경고(wolf cry)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더는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반영해 이른바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변동성 지수)가 리비아 사태로 최근 급등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블랙스완 피로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지진이 리비아 사태와 인플레 우려 고조, 그리고 유로 재정 위기가 다시 불거지는 미묘한 시점에 발생함으로써 이런 투자자의 둔감함을 일깨우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파이낸셜 타임스는 분석했다.
또 두명의 월가 큰손이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지난주 나타난 것이 금융시장에 대한 대지진의 충격을 완충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즉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카를 아이칸이 “다시 위기가 오면 더는 남의 돈을 굴릴 자신이 없다”면서 자신이 운용해온 채권펀드 70억달러 가운데 남의 돈인 17억달러 가량을 상환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중 하나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오너 빌 그로스가 투자 전망이 어둡다면서 보유 미 국채를 모두 내다 팔았다고 밝혀 월가를 놀라게한 것도 지난주다.
전문가들은 충격에 대한 세계 경제의 내성이 강해진 점도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측은 중동전으로 지난 1973년 제 1차 오일 쇼크가 발생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즉 당시와 같은 충격이 세계 경제에 미치려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유가가 100달러를 계속 웃돌고 있지만 이 때문에 세계 경제에 파국이 올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업 수익이 2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일각에서 우려되는 거품 폭발 위험이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란 점도 지적됐다.
미 코네티컷 소재 피어폰트 시큐리티스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세계 경제가 (계속) 청신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핌코에서 1조1천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데 관여하고 있는 모하메드 엘-에리안도 로이터에 “대지진 타격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초기에는 감소하겠지만 복구로 인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난 1995년의 고베 지진 때를 상기시키면서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일본이 향후 3분기 연율 기준으로 3%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공공 부채가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지진으로 급락했던 엔화 가치가 반등하는데 대한 분석도 나왔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13일 엔가치 반등이 일본 경제를 밝게 전망해서라기보다 자금 환류를 겨냥한 환투기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즉 일본 기업과 투자자가 지진 복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처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은 일본으로의 자금 환류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지진 피해 복구가 에너지 집약 성격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가 강세의 돌출 변수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와 블룸버그는 기력이 빠진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사실상의 세계 경제 최대 견인차로 부각한 중국의 향후 진로가 여전히 핵심 열쇠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빠른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금융시장의 진짜 걱정은 ‘중국이 과연 인플레를 제대로 수습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소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 앤드루 밀리건은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금리와 은행 지준율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지만 아마도 긴축 통화 정책이 이제 막 시작된데 불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슈타인메츠도 CNN 머니에 중국의 성장이 연간 10%에서 7%로 떨어지는 것보다는 인플레를 제대로 견제하느냐가 세계 경제에 어떤 타격을 줄 것이냐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13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이 이날 베이징에서 “중국이 올해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외부 변수가 국내 요소보다 경제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런 불확실성의 하나가 중국과 경제에서 밀접하게 연계돼있는 일본에서 대지진으로 돌출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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