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방송 RT 인터뷰..”美 롬니와도 협력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교회 사원에서의 반(反) 푸틴 공연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현지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푸틴은 이날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번 주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지 24시간 뉴스전문 채널 ‘러시아 투데이(RT)’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푸시 라이엇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 일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얼굴에 복면을 쓰고 요란한 의상을 입은 채 크렘린궁 인근의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펼쳐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엄숙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최대 정교회 사원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 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에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이후 복면을 한 ‘푸시 라이엇’ 멤버 5명 중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 등 3명을 검거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지역 법원은 지난달 17일 이들에게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푸시 라이엇 단원들은 같은 달 27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푸틴은 이날 R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11월 대선과 관련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가 승리할 경우 그와 협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수 있다”며 “미국 국민이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더라도 그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선 아프가니스탄의 예를 들며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모두가 어떻게 그곳에서 빠져나올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경고했다.
롬니는 앞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적대국인 러시아에 대해 강경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는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이같은 롬니의 발언에 대해 러-미 관계를 미 대선전의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 전문은 6일 RT 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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