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대통령 되려면 ‘반대자와 소통해야”

“위대한 대통령 되려면 ‘반대자와 소통해야”

입력 2013-01-09 00:00
수정 2013-01-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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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집권 2기를 시작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훌륭하고 위대한(good and great)’ 대통령이 되려면 가장 먼저 무엇부터 해야 할까.

미 시사 주간지 내셔널 저널의 론 포니어(49) 논설위원실장이 8일(현지시간) ‘거리 두기 정치의 위험들(The Perils of Being Aloof’)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그 해답을 내놓았다.

AP 통신에서만 20년 이상 정치부 기자를 한 포니어 실장은 날카로운 비판 등으로 지난 2000년 백악관 출입기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메리먼 스미스상’을 받는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포니어는 대통령이 정적(政敵)과 가벼운 대화(한담), 즉 수다를 떨 의지(willingness to schmooze)가 있느냐로 위대한 대통령과 고만고만한 대통령이 갈린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상영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링컨’ 속의 한 장면을 예로 들었다.

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61∼1865년 재임)의 부인 메리 토드는 워싱턴 정계를 노골적으로 혐오한 남편이 야당인 민주당 의원과 급진파 공화당 의원을 백악관 만찬에 초청한 이유를 몰랐다.

곰곰 생각하던 차에 불현듯 그것이 수정헌법 13조(노예제 폐지)와 관련됐다는 것을 깨닫고는 링컨이 (만찬 때) 헌법에서 노예제 조항을 삭제하려 애쓸 것이다. (노예제 폐지를 반대하는) 핵심 의원들과 수다를 떪으로써 만찬을 시작할 것이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포니어는 이것이야말로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턴 뉴잉글랜드대학의 존 베이크 교수(역사학)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실패작 중 하나는 정적ㆍ언론과 협력하지 않고 국민에게 응분의 경의를 표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크 교수는 “때론 가장 작은 몸짓(제스처)이 큰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곧이곧대로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안달증이 있다”고 꼬집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WP) 부편집인은 지난해 9월 발간한 저서 ‘정치의 대가(The Price of Politics)’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의원들과 관계를 구축하는 데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재계와도 냉담한 관계를 유지한 ‘동떨어진(distant) 성격’의 소유자로 묘사했다.

오바마는 자신이 ‘협상 종결자’ 등 시끌벅적한 칭찬을 받는 데서 초월해 있으며, 종종 조 바이든 부통령 등에게 협상을 위임하는 정치적 난제에서도 한 발 비켜서 있다고 생각한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매우 자신감에 찬 오바마는 일리노이 주(州)상원의원 시절 알았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에게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협상 상대인 베이너가 골프와 흡연을 즐기는 시골풍의 공화당원으로, 자신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오바마와 베이너 간의 재정절벽(세금혜택 종료와 정부지출 삭감에 의한 경기 급강하) 타개 협상에 정통한 몇몇 소식통은 오바마가 베이너와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고 털어놓았다.

오바마는 정치적 옵션(대안)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 대화를 독점하다시피 했고 베이너에겐 지루하다 못해 심지어 모욕적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우드워드는 오바마가 베이너를 파악하는 데 거의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일례로 오바마는 2010년 11월 중간선거(대통령 임기 중반 치르는 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공화당의 베이너에게 바로 축하 전화를 걸 수 없었다. 백악관이 베이너의 옛 낚시 친구를 통해 전화번호를 알 때까지 말이다.

포니어는 오바마가 주상원의원에서 대통령까지 신분이 급상승할 수 있었던 데는 친구를 사귀고 멘토(인생 길잡이)를 찾는 ‘특출한 능력’ 덕분이 컸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바마는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스프링스필드에서 의원ㆍ로비스트들과 포커 게임을 하는 등 자주 어울렸다. 이런 교제를 통해 남의 입장으로 사안을 보고 정치 노선을 초월해 입법을 성사시키는 등 타협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가장 인상 깊은 오바마의 장점 중 하나는 크게 드러내지 않는 자신감이다. 유권자는 오바마가 확신에 차 있고 자기 자신에 만족할 줄 알며 워싱턴의 겉치레 행사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헌신적인 (두 딸의) 아버지요 (국민의) 친구라는 점을 잘 안다.

그러나 오바마의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나홀로’ 스타일엔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라고 포니어는 경고했다.

포니어는 지난 7일 오바마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내정자가 별 도움이 안 되는 자질을 공유하고 있다고 썼다. “두 사람이 실수를 잘 용서하지 않는 반대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부 독자는 오바마가 워싱턴(정치)을 좀 멀리한다고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고, 한 독자는 “초연한(aloof) 게 나쁜 건 아니다”고 트윗에 올렸다.

인기 없는 의회와 거리를 두는 건 이해하고 감탄도 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은 정치가 아니라고 포니어는 잘라 말했다.

포니어는 수다 떠는 법을 배우는 것이 오바마에겐 훌륭하고 위대한 대통령과 그렇지 못한 대통령을 구분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며 두서너 가지 예를 들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과 같은 전임 대통령은 반대자와의 관계 구축을 통해 정치 목표를 달성한 ‘소통의 달인(master)’이었다.

이들 대통령은 의원을 저녁에 초대하고 술도 함께 마셨다. 의회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의사당을 직접 찾아간 것은 물론이다. 존슨은 적극적으로 전화했고, 루스벨트는 손님을 위해 칵테일을 만들었으며, 클린턴은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의장의 비위까지 맞춰줬다.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는 링컨 전기 ‘팀 오브 라이벌스(Team of Rivals)’에서 “위대한 노예 해방자 링컨이 자신을 반대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아량을 베풀었다”고 적었다.

작가 겸 언론인 데이비드 폰 드릴은 링컨에 관한 자신의 신간(Rise to Greatness)에서 링컨 부부가 1862년 각료와 의원들을 파티에 초청하자 ‘이런 위험한 시국(남북전쟁)에 무슨 파티냐’며 일부 의원이 참석을 거부했으나 파티는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폰 드릴은 “그 파티는 메리(링컨 부인)가 퍼스트 레이디로서 거둔 승리였다”며 “이 승리는 워싱턴 엘리트들이 전쟁의 황폐에서 나라를 이끌 적임자인지 의심을 품던 시기에 링컨에게 큰 힘이 됐다”고 평했다.

포니어는 오바마의 집권 2기 시작 즈음에 국민은 대통령직 적합성보다 소통 의지에 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왜 오바마 대통령은 양극화 시대를 통치하는 데 필요한 관계 구축과 유지에 힘쓰지 않는가”라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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