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모델들 배고파 휴지까지 먹어”

“패션모델들 배고파 휴지까지 먹어”

입력 2013-04-06 00:00
수정 2013-04-0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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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호주판 前편집장 폭로 “거식증으로 내모는 현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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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클레멘츠
크리스티 클레멘츠
“모델들이 잘 먹는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에요. 그들은 굶다가 배가 고파 휴지를 씹어 먹어요.”

패션잡지 ‘보그’ 호주판 편집장을 맡았던 패션계의 거물 크리스티 클레멘츠(50)가 최근 펴낸 회고록 ‘보그 팩터’를 통해 극단적으로 마른 몸매에 집착하는 패션업계의 이면을 낱낱이 폭로해 주목을 끌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클레멘츠 전 편집장은 회고록에서 “모델들이 그처럼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방법은 오로지 굶는 것”이라며 “그들은 극심한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화장지를 돌돌 말아먹기도 한다”라고 주장했다. 모델들은 인터뷰에서 “많이 먹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고록에는 3일간 해외촬영 내내 한 끼도 먹지 않은 한 유명 모델부터 프랑스 파리 패션쇼에 서는 그날을 꿈꾸며 일체의 고형식품을 거부하다 병원에 실려간 한 러시아 출신 피팅모델의 사연 등 업계의 삐뚤어진 현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이처럼 깡마른 몸매가 미의 기준이 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젊은 여성들이 거식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속출했고 부정적 여론에 밀린 일부 패션업계는 이른바 ‘말라깽이 모델 퇴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클레멘츠 전 편집장은 일침했다. 그는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거식증에 걸리지 않고는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옷을 샘플로 제작하고, 이런 옷을 입은 채 화보를 촬영하고 무대에 서야 하는 모델들은 오늘도 굶는다”고 폭로했다.

클레멘츠 전 편집장은 경쟁이 치열한 패션계에서 13년 동안 호주 보그를 진두지휘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악마 상사’로 불릴 만큼 기세가 대단했지만 지난해 5월 회사는 그를 해고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회사의 일방적 해고 통지에 앙심을 품고 이런 회고록을 썼다고 의심하지만 패션계의 속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의 회고록은 남다른 무게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4-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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