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1급 전범…4년전 시리아에서 사망 추정
유대인 10만여명을 나치 수용소로 보내 죽게 만든 오스트리아 출신 나치 1급 전범 알로이스 브루너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나치 추적 전문 유대 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B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센터의 나치 전범 추적 전문가 에프라임 주로프는 살아있으면 올해 102살이 되는 브루너가 이미 4년 전 시리아에서 사망한 것으로 99%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프는 중동에서 근무했던 ‘신뢰할만한’ 독일의 한 전직 정보요원으로부터 브루너의 사망과 장례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면서 그의 사망을 법의학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지만 이를 사실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루너는 홀로코스트를 총 기획, 1961년 예루살렘 법정에서 사형판결을 받고 이듬해 교수형에 처해진 나치친위대(SS)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의 오른팔이었다. 그들은 12만8천명의 유대인을 체포해 나치 수용소로 보냈다.
주로프는 브루너가 오스트리아에서 4만7천명, 그리스에서 4만4천명, 프랑스에서 2만3천500명, 슬로바키아에서 1만4천명의 유대인들을 나치 수용소로 보내 이중 대부분이 수용소에서 처형됐으며 피해자중 어린이도 345명있었다고 말했다.
주로프는 브루너에 대해 “히틀러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를 실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괴물”이라고 강조했다.
주로프는 브루너가 2010년께 사망해 다마스쿠스의 모처에 묻혔으며 죽을 때까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뉘우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시몬 비젠탈 센터가 브루너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1급 수배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2차 대전이 끝나자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추적을 피한 브루너는 2년간 독일을 점령한 미군을 위해 일했으며 1954년 이집트를 거쳐 시리아로 탈출, 게오르그 피셔라는 가명으로 고(故)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시리아 정부에 고문 기술을 전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법원은 1954년 궐석재판에서 브루너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으며 2001년에도 프랑스 법원에서 궐석재판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주로프는 브루너가 시리아에 있는 동안 1961년과 1980년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 요원들의 암살기도를 이겨냈다면서 “두 차례의 편지폭탄으로 손가락 3개와 한쪽 눈을 잃어 건강이 좋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너는 1985년 독일 잡지 ‘분테’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대인들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낸데 대해 후회는 없으며 더 많은 유대인을 죽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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