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함정 남중국해 인공섬 진입 사태 후 첫 ‘대미발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미 쌍방은 상호 간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일 밝혔다.시 주석은 전날 열린 미중 간 ‘투트랙’ 고위급 대화 제5차 회의 참석을 위해 방중한 미국 외교계의 ‘거두’ 헨리 키신저(91) 전 국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사이에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존재한다”, “계속해서 전략적 차원에서 출발해(상대의 전략적 의도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양국관계를 처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양국은 이미 ‘신형대국관계’를 구축하기로 했고, 자신은 지난 9월 미국을 국빈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양자관계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한 뒤 중요한 공동 인식을 달성한 바 있다고 거론하기도 했다.
그가 ‘상호 간의 전략적 의도’, ‘중요한 공동인식 달성’ 등을 거론한 것은 최근 미 군함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에 근접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 회동에서도 두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두 정상은 “대국, 특히 미중은 최대한 충돌을 피해야 한다. 나는 양국이 갈등을 잘 관리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오바마 대통령), “충돌과 대치 없이, 또 상호 존중과 윈윈(win-win)의 정신 아래 미국과 협력하겠다”(시 주석)며 양국 관계가 이 문제로 충돌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
미군이 중국 인공섬 주변에 군함을 진입시킨 이후 시 주석이 미중 관계를 거론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또 키신저 전 장관 등에게 중국은 최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 2016∼2020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을 설명하며 중국경제는 세계경제 추세에 순응하면서 “더욱 높은 수준의 개방형 경제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관계의 부정적인 요소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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