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30% 획득해 힐러리와 격차 불과 7%P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대선 풍향계로 여겨지는 아이오와 주에서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블룸버그와 아이오와 주 지역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공동 조사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은 37%, 샌더스의 지지율은 30%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 5월 57% 대 16%에서 크게 좁혀진 수치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조 바이든 부통령은 14%의 지지율을 얻었다.
아이오와 주는 내년 1월 첫 전당대회(코커스)가 열려 대선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중요한 지역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이곳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패하면서 기선을 잡혔다.
이 때문에 클린턴 전 장관에게 2008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셀저 앤 컴퍼니’의 앤 셀저 대표는 디모인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곳곳에서 2008년과 같은 분위기가 다시 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샌더스 의원은 2008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돌풍을 이끈 ‘젊은 유권자’, ‘진보주의자’, ‘첫 코커스 참석자’ 등 3대 지지층으로부터 똑같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내년 전당대회 참석 의사가 있는 45세 이하 응답자로부터 50%의 지지를 받아 클린턴 전 장관(27%)을 압도했고, ‘전당대회에 처음으로 참석하겠다’고 응답한 민주당원 중 43%의 지지를 얻어 역시 클린턴 전 장관(31%)을 제쳤다. 자신을 진보주의자라고 밝힌 유권자 중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응답보다 샌더스 의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포인트 높았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최초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 유권자층의 높은 지지가 샌더스 의원의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반감으로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샐저 대표는 “샌더스 의원을 찍은 응답자 중 96%가 샌더스 의원 개인과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안티 클린턴’ 감정 때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은 73%로 클린턴 전 장관(77%)에 약간 뒤졌으나, ‘매우 선호한다’는 응답은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27%)보다 높은 39%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측은 “힐러리 대세론은 끝난 것 같다”며 “클린턴 전 장관은 5월에 비해 지지자의 3분의 1가량을 잃었다. 언제든지 그만큼 다시 잃을 수 있다. 경종이 울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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