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과 꿈 갖고 한 우물 파면 노벨상 보일 겁니다”

“의문과 꿈 갖고 한 우물 파면 노벨상 보일 겁니다”

입력 2015-10-16 22:44
수정 2015-10-1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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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물리학상 선정된 日 가지타 교수

“1등이 아니어도 된다. 우주가 어떤지 ‘의문’이 생기고, 그 의문을 풀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훌륭한 연구자다. 의문과 꿈을 가진 이상 공부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옆길로 새지 않았기에 노벨상을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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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 연합뉴스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
연합뉴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가지타 다카아키(56) 도쿄대 교수는 한국·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받은 비법으로 “한 우물을 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연구자들의 진지함을 칭찬하기도 했다.
가지타 교수는 지난 15일 “최고는 아니지만 전통이 있었던 고교에서 처음에는 450명 중 250등 정도를 했다”거나 “일본 지방대인 사이타마대를 나왔는데, 그때만 해도 대학이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출석도 부르지 않아 멋대로 수업을 빼먹어도 되었다”며 학창 시절 일화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뒤 명문인 도쿄대 대학원을 간 뒤를 회상할 땐 “대학원에서 학력 수준 차이를 느꼈고, 내 전문 분야인 소립자 관련 물리학 실험과 관측 공부에 집중했다”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부 시절 노벨상 수상을 상상해 본 적도 없다는 그는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1998년의 중성미자 질량 측정 연구에 대해 “운이 따랐다”면서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고시바 마사토시(89) 교수의 지도를 받았고, 고시바 교수가 개발한 거대 실험장치인 가미오칸데 실험에 참가한 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고교 2학년에 물리학자란 꿈을 찾아내고 이후 끈기 있게 밀어붙이느라, 당시 20여년 동안 과학자들의 논쟁거리였던 중성미자 질량 존재 여부를 밝혀낸 업적을 일상적인 실험처럼 여기는 태도가 묻어났다.
실제 가지타 교수는 가미오칸데를 개량한 슈퍼 가미오칸데를 활용, 최근 중력파 관측이란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노벨상급 연구 업적을 내놓은 연구자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새 연구에 몰두하는 일본 과학자 특유의 모습이기도 하다.
일본 기초과학 연구 풍토에 대해 “자신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분은 다들 갖고 있지만, 일본 연구실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 관계는 평등하지 않다”면서도 “슈퍼 가미오칸데 활용을 위해 100여명의 다국적·다배경 연구자들이 모여 논의하다 보면 더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과학은 전 세계 사람들이 경쟁하면서도 서로 협력하며 인류가 몰랐던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라면서 “기초과학의 연구자층이 두터워지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10-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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