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생 찾아 제주로 간 사람들…잇따라 책 출간

새 인생 찾아 제주로 간 사람들…잇따라 책 출간

입력 2015-07-21 07:32
수정 2015-07-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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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뭐하고 살지?’ vs. ‘제주도로 간 도시남자들’

“공기 좋고 물 좋은 제주에 살고 싶다.” 빽빽한 빌딩숲 사이에서 시간에 쫓겨 사는 도시 사람들이 적지 않게 뱉는 말이다.

하지만 제주도가 정착하기 만만한 곳은 아니다. 창업하는 것, 일을 하고 살아가는 것은 제주도에서도 냉혹하다. 연고나 인맥이 없다면 더욱 그렇다.

누구나 꿈꾸면서도 쉽게 나서지 못하는 제주도 정착을 성공적으로 해낸 사람들이 잇따라 경험담을 적은 책을 출간했다.

책 ‘제주에서 뭐하고 살지?’(남해의봄날)는 제주 이주 3년차인 부부 정다운·박두산 씨가 함께 만든 소개서다. 부인 정씨는 글을 쓰고 남편 박씨는 사진을 찍었다.

도시 생활에 지쳐 제주행을 꿈꾸던 부부는 박씨가 제주의 정보기술(IT) 회사에 취업하면서 함께 집을 옮겼다. 정씨는 가뿐한 마음으로 해변에 카페를 열었다가 실패했다.

부부는 이때부터 창업을 구상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제주에서 터 닦기에 성공한 창업자 10명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적었다.

창업 아이템은 예약제 1인 미용실, 천연 발효 빵집, 주택 리모델링 연구소, 독립 출판물 전문 서점 등 각양각색이다. 책에는 이들이 사업체를 일구면서 겪은 어려움이나 일화는 물론, 시간대별 창업 일정과 정확한 매장 규모, 자본, 매출, 직원 수 등이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제주도로 간 도시남자들’(즐거운상상)은 제주에 간 가장들의 생존기가 담긴 책이다. 제주 이주 3년차를 맞은 중학교 교사 김선혜 씨가 가족을 데리고 제주로 터를 옮긴 가장 12명을 인터뷰했다.

김씨는 아토피 질환을 앓는 큰딸이 제주 바다에서 피부가 좋아지는 것을 보고 이주를 결심했다. 남편이 운영하던 식당을 정리하고 온 가족이 제주로 내려갔다.

교사인 김씨는 전근이 비교적 수월했고 아이들은 자연에 적응하면서 밝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직업을 찾지 못한 남편이었다.

급식 조리원부터 감귤 농사, 택배 일까지 하던 남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김씨는 블로그에 남편을 위로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것이 책의 발단이 됐다.

도시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를 하다 제주에서 돌담 쌓는 일을 하게 된 사람, IT 관련 국외 영업을 하다 관광버스 운전기사가 된 가장, 중공업 노동자에서 중식당 운영자로 전직한 아빠 등 ‘오직 제주에 살려고’ 직업을 바꾼 이들이 김씨에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놨다.

돌담 쌓기처럼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정보, 숙박업이나 식당 운영을 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 자격증 정보, 집 구하기 비결 등 그야말로 제주 이주를 치열하게 연구한 이들이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알짜 정보를 공개했다.

책의 공통점은 ‘한 방에’ 성공을 가져오는 비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생존 없이는 낭만도 없다”는 이주 경험자의 조언은 솔직하고 생생하다.

’돈 되는 일’보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파고든 이들의 이야기는 제주가 아니라도, 지금과 다른 삶을 꿈꾸는 이라면 귀 기울일 만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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