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정명훈, 서울시향 사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로 무색하게 되어 가슴 아파”

[전문]정명훈, 서울시향 사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로 무색하게 되어 가슴 아파”

이슬기 기자
입력 2015-12-29 14:57
수정 2015-12-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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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명훈 재계약 일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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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62)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29일 서울시향 단원과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10년간 예술감독으로 재직했던 서울시향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감독은 이날 한글과 영문으로 쓴 편지에서 “서울시향 단원 여러분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며 “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정감독이 지휘하기로 예정했던 내년도 정기연주회(총9회)에 대해 대체 지휘자를 찾아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명훈 감독의 편지 전문이다.

서울시향 멤버들에게

저는 이제 서울시향에서 10년의 음악감독을 마치고 여러분을 떠나면서 이런 편지를 쓰게 되니 참으로 슬픈 감정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가끔 사람들이 저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늘 세 가지로 답변을 하지요.

첫째는 ‘인간’이요, 둘째로는 ‘음악가’, 셋째로는 ‘한국인’이라고 말입니다.

사람들은 저의 이러한 대답에 다시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왜 ‘음악가’라는 대답이 ‘한국인’이라는 대답보다 먼저 나오냐고 말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항상 똑같습니다. 바로 음악의 순수한 위대함 때문이라고요.

오랜 시간을 거쳐오면서 음악은 세상의 많은 것을 뛰어넘어 사람의 영혼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매개체로 발전해 왔습니다. 국가와 종교, 이념과 사상을 넘어 모든 사람을 하나로 모아줄 수 있는 유일한 힘을 음악이 가졌다는 신념은 50년이 넘는 음악인생 동안 한번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이 음악보다 더 높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유일하게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기꺼이 음악을 통해 사람을 돕고 그로 인해 인간애가 풍부한 세상을 만들어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유니세프를 통한 아동들을 돕는 것이든 아니면 우리의 서울시향의 경우처럼 전임대표에 의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한 존재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한 17명의 직원들을 돕는 것이든 말입니다. 지금 발생하고 있고, 발생했던 일들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훨씬 넘은 박해였는데 아마도 그것은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허용될 수 있는 한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이제 세상은 그 사람들이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쫓기 위해 날조한 이야기라고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고, 서울시향 사무실은 습격을 받았고 이 피해자들이 수백 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수년 동안 제 보좌역이자 공연기획팀 직원인 사람은 그녀의 첫 아기를 출산한 후 몇 주도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3주라는 짧은 시간에 70시간이 넘는 조사를 차가운 경찰서 의자에 앉아 받은 후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제가 여태껏 살아왔던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저는 절대적으로 믿습니다.

저는 서울시향 단원 여러분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그 업적은 전세계에서 찬사를 받아온 업적입니다.

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되어 가슴이 아픕니다.

거짓과 부패는 추문을 초래하지만 인간의 고귀함과 진실은 종국에는 승리할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의 음악감독으로서의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유감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앞에서 얘기 했다시피 음악보다 중요한 게 한 가지 있으니 그것은 인간애입니다. 이 인간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여러분과 함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와 평안을 빕니다.


지휘자 정명훈


이하 영문 전문


To the members of the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It is with great sadness that I write this letter of departure from the SPO at the end of my tenth year as your music director.

I am often asked by people, “How do you define yourself?” and I always give them three answers.

First of all, I am a human being like all others; secondly, I am a musician who has devoted his life to music; lastly, I am a Korean.

My answer is frequently followed by another question; “Why do you define yourself as a musician, before Korean?”

My answer to this question is simple: because of the pure greatness of music.

There are very limited things that we have at our disposal that allow us to communicate freely, and that lends music its most precious value.

Music is one of the fundamental ways in which we can communicate with each other, bypassing to a great extent political, cultural, and national boundaries.

There is only one thing that I consider higher and more important than music - namely - humanity.

For this I am willing to put music at the service of helping, enriching and defending human rights - whether it be to help children through UNICEF or in our case, helping the 17 people who have been terribly mistreated by the former CEO.

Mistreated far beyond civilized, acceptable levels. Perhaps it is a reflection of Korean society that this has been allowed to happen.

The very people who have had to endure this inhumane treatment are accused to have invented their story.

The SPO office has been raided and all these people have been interrogated for hundreds of hours.

My assistant who you all know for many years has had to sumbit to 70 hours of questioning only weeks after giving birth to her first child and is hospitalized.

This could never have happened in any other country that I have lived.

I never doubt that the truth will be revealed in the end.

I would like to congratulate the SPO members on your achievements of the last ten years - achievements that have been applauded all over the world.

It is sad that these achievements have been overshadowed by one person‘s fabricated statements. Lies and corruption may cause scandals but human dignity and truth will prevail in the end.

I regret that I cannot continue as your music director, but as I have said before, there is one thing more important than music, and that is humanity.

Until this human rights issue is resolved it is impossible to continue my musical work with you.

My thanks and best wishes to you all.

Myung-Whun Chung

이병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 청량중학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준공식 참석

이병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국민의힘, 동대문구1)이 22일 청량중학교(동대문구 왕산로 301)에서 열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민간투자사업(BTL) 준공식’에 참석했다. 청량중학교(교장 박태인)는 1951년 개교 후 70여년만인 지난 2021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대상학교로 지정된 이후 다양한 교육과정 변화와 학생들의 요구 등을 통한 창의적인 설계를 반영하여 2023년 7월~2025년 7월 약 2년에 걸쳐 교사동 신축,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등 약 1만 3246.28㎡ 규모로 공사를 준공하게 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서울시의회 이병윤 교통위원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정근식 교육감,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과 청량중 교장 및 학부모, 학생, BTL 시행사 등이 참석했으며 준공건물 시설탐방, 준공식, 테이프 커팅식 등 기념행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 위원장은 준공식 축사를 통해 “서울시 최초로 추진된 청량중학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BTL 사업 공사 과정에서 교장 선생님 이하 교직원, 학생, 학부모 협조 등을 통해 사업이 원만히 마무리됐다는 점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서울시의회 차원에서도 동대문구의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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