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두 번째 시집 ‘거짓말처럼… ’

이승희 두 번째 시집 ‘거짓말처럼… ’

입력 2012-11-17 00:00
수정 2012-11-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죽음·상실의 이미지 ‘가득’

시가 너무 우울하다. 이승희(47)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문학동네 펴냄)가 그렇다. 그의 첫 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2006년)를 두고 시인 정승호는 “부정적 곡괭이보다 긍정적인 호미”를 사용해 시를 짓는다고 평가했다. 제목과 달리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집에는 죽음과 상실의 이미지가 독자의 발목을 잡아채 수렁으로 밀어 넣는다. “발자국마다 벼랑이다. 바람 속에 찍힌 무수한 새의 발자국은 누가 남긴 유서인가.”(그림자들)라든지, “햇살이 가만히 죽은 나무를 쓰다듬는 동안 나는 죽은 내 얼굴을 만져볼 수 없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맨드라미는 지금도)라고 했다. 맨드라미는 한국의 아열대성 우기인 7~8월에 닭벼슬처럼 빨간 꽃을 피우는 건강하고 활기 있는 꽃이다. 꽃말도 ‘건강’ ‘타오르는 사랑’이다. 그는 “죽을 것 같은 시간들을 시를 길어 올리며 의지해 살았는데 그것을 고스란히 독자에게 들킬까 겁이 난다.”고 했다. “내 몸 어딘가에 나 살고 있기나 한 걸까?”라고 묻는 그에게 막걸리라도 한잔 사줘야 할 것 같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2-11-17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