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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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를 맞은 지난 6일 서울의 한 대학교 앞에 월세 관련 전단지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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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를 맞은 지난 6일 서울의 한 대학교 앞에 월세 관련 전단지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보증금 5000만원, 전용면적 33㎡(10평) 이하의 집에서 지내기 위해선 한 달에 얼마가 필요할까요.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이런 형태의 집은 평균 월세가 60만원이 넘습니다. 방 한 칸에 누울 자리 하나 마련하는 데 이 정도 비용이 드는 것입니다.
16일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이 2021~2023년 서울 내 월세 계략 35만 2543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보증금 5000만원·전용면적 10평 이하인 소규모주택의 평균 월세는 63만 2000원입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5.8%나 상승했습니다.
이 금액은 2022년 기준 19~34세 청년의 월 평균 소득인 180만 1000원의 35.1%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관리비, 수도 요금, 에너지 비용 등을 포함하면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집니다.
치솟는 주거비에 청년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부담을 줄이려고 합니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3학년인 김제현씨는 이달부터 매일 아침 ‘천원의 아침밥’을 찾습니다. 김씨는 2년 동안 학교 기숙사에 살다 이번 학기부터 자취를 시작했는데, 한 달 생활비 100만원 중 관리비를 포함해 62만원을 주거비로 씁니다.
김씨는 “남은 38만원으로 식비와 교통비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며 “하루 한 끼라도 천원에 해결할 수 있는 아침밥이 소중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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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청년들이 사는 원룸 등도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르는 월세에 힘겨운 건 청년만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민달팽이유니온의 분석 결과를 보면, 청년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는 유독 월세가 높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청년 전입 비율이 50% 이상인 서울시 내의 동의 경우, 평당 임대료가 9만 9000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청년 전입 비율이 40%가 안 되는 동은 평당 임대료가 9만 2000원 수준입니다. 10평짜리 원룸이라고 가정했을 때 청년 거주가 많은 동네는 99만원, 적은 동네는 92만원이라는 얘기입니다.
월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학생들은 학교 기숙사로 눈을 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숙사 경쟁률은 평균 3대 1 수준입니다. 3명이 지원하면 1명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