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이번엔 ‘회담장소’ 놓고 기 싸움

남북회담 이번엔 ‘회담장소’ 놓고 기 싸움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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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역제의했다 南 설득에 결국 판문점 수용

남북 양측이 4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에 합의했지만 온종일 ‘회담 장소’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부는 이날 오전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6일 개최하자고 제의하면서 회담 장소로 판문점의 북측 통일각 또는 우리 측 평화의 집을 제시했다.

하지만 북측은 6일 회담 개최에는 동의하면서도 장소는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역제의했고, 정부는 판문점 외에 경의선 우리 측 출입사무소를 추가해 북측에 다시 제의했다.

결국 북측이 남측이 애초에 제안한 판문점을 수용하면서 회담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판문점에서 당국간 회담을 여는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북한 군부는 자신들이 담당하는 군사지역이자 남북한 대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판문점에서 당국 간 회담이 열리는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지 군부가 직접 나서는 회담인 군사당국 간 회담만 판문점에서 개최토록 해 일종의 특혜를 누려온 셈이다.

남북 군 당국은 2011년 2월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협의하기 위한 제39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비롯한 군사 당국간 회담을 판문점 지역에서 개최한 바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판문점이 미군이 관리하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남북 간 화해와 협력 문제는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이후 열린 남북 당국간 회담이 모두 서울과 평양을 오가거나 개성, 금강산, 문산 등의 판문점 이외의 지역에서만 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달 9일 열린 남북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 이어 이날 개성공단 실무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수용한 것은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간 현안을 푸는데 적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직 관료는 “북한은 판문점에서 군사회담이 아닌 남북 당국간 회담을 여는 것을 피해왔다”며 “지난번 실무접촉에 이어 실무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수용한 것은 북한이 회담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일단 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거부하면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제시한 것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연락관 접촉에서 개성공단 기업인의 6일 방문도 함께 제의함으로써 개성공단의 선(先)정상화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인의 방문과 시설 점검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북한이 회담 장소로 개성공단을 제의한 것에 대해 장기간 관리되지 않은 시설이라는 점을 들어 설득했다.

실제로 개성공단은 남측 인력의 전원철수가 이뤄지고 나서 전력공급이 최소한으로만 이뤄지고 있고 용수공급 중단과 통신 차단조치로 당장 회담을 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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