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폭풍 같은 100일…시련 헤쳐나가겠다”

박영선 “폭풍 같은 100일…시련 헤쳐나가겠다”

입력 2014-08-14 00:00
수정 2014-08-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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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선 심정…인내하면 무지개 뜰 것”

”단 하루도 바람잘 날 없던 폭풍 같은 100일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의 한가운데서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폭풍의 언덕 위에 선 심정”이라는 그의 표현대로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련기이다.

박 원내대표는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세월호 특별법 파동에 묶여 시험대에 오르면서 중대 위기에 처했다. 7·30 재·보선 참패의 늪에 빠진 당을 추스르고 재건할 비상대책위원장의 무거운 임무도 어깨 위에 놓였다.

지난 7일 세월호법에 대한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까지 박 원내대표 체제는 비교적 순항했다는 게 당내 대체적 평이다.

취임 일성으로 ‘세월호 국회’를 내걸었던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국정조사 합의를 끌어낸 뒤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두 명의 총리 후보자와 두 명의 장관 후보자 등 4명의 낙마 성과를 거두며 제1야당의 존재감을 어느 정도 과시했다.

선명한 강성 이미지가 강했지만, ‘부드러운 직선’으로 대변되는 유연함을 내세워 대화정치 복원 등을 시도하며 ‘정치인 박영선’으로서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변신에 나섰다.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성사시켜 상시 대화채널을 가동했고 지난달 1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졌다.

재보선 참패로 당이 존폐의 기로에 놓이면서 박 원내대표는 과도기 비상대권을 넘겨받아 원내와 당 전체를 아울러 지휘하는 ‘원톱’으로 전면에 섰다.

그는 비대위원장직이라는 ‘독배’를 받아들며 ‘낡은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 ‘투쟁정당 탈피’의 실험에 나섰다. 그러나 첫작품으로 내놓은 세월호법 합의는 예상을 뛰어넘는 안팎의 반발에 직면, 일단 뒤집혔고 리더십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당내 우군그룹은 물론 장외 진보진영도 등을 돌리면서 ‘고립무원’에 처한 가운데 힘겨운 세월호법 출구찾기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아직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했지만 여야 대치 속에서 취임 이후 본회의 통과 법안 ‘0건’이라는 저조한 성적표을 안은 상태에서 각종 입법과 국정감사, 9월 정기국회 등 현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세월호법 암초에 걸려 아직 출범조차 하지 못한 비대위 인선을 조기에 마무리, 당 혁신 및 재건 작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도 그의 몫이다. 지역위원장 선출과 전당대회 룰 마련 등 계파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어느하나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당이 휘청거리는 사이 통합 이전 상태로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숙제다.

당 안팎에선 세월호법 재협상 국면을 어떻게 매듭지으냐에 따라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명운과 당의 향배가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성과를 낸다면 상처를 어느 정도 딛고 다시 입지를 굳힐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개인적 치명타 차원을 넘어 비대위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박 원내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바람이 몰아쳐도 언젠가 무지개는 뜬다. 폭풍의 언덕에서 인내하면 파란 하늘이 열리고 무지개가 뜰 것”이라며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시점으로, 인내로써 시련을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법의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두드려맞을 각오로 반보후퇴한 것”이라며 “나에게 쏟아진 강한 비판이 역설적으로 세월호법에 대한 사라져가던 관심을 깨웠다는 점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언젠가는 이해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 등 공식 행사 없이 ‘조용한 100일’을 보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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