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민감’ 서울·수도권-초재선 유승민에 ‘몰표’

‘민심 민감’ 서울·수도권-초재선 유승민에 ‘몰표’

입력 2015-02-02 16:10
수정 2015-02-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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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의 일정 조정하며 장관까지 달려왔지만’친박’ 결집 역부족

새누리당의 2일 원내대표 경선은 당·청 화합을 강조한 이주영 의원 대신 ‘변화’를 앞세운 유승민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결말을 봤다.

당초 승부는 불과 몇 표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치열했다.

경선일인 이날 예정됐던 국무회의를 3일로 옮겨 내각에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의 참석에 길을 터준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방증했다.

이들 각료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의중을 반영해 직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면서 ‘신박’(新 박근혜)으로 부상한 이 의원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정설로 통했다.

’탈박’(脫 박근혜)인 유 의원 쪽에서 장관들의 참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개표 결과 재적의원 158명 가운데 149명(94.3%)이 참석해 ‘유승민-원유철’ 조가 84표(56.4%)로 과반을 얻어 65표(43.6%)를 얻은 ‘이주영-홍문종’ 조를 19표 차이로 눌렀다.

앞서 지난 2013년 경선에서 최경환 의원이 이주영 의원을 8표 차이로 어렵게 따돌렸던 때와 비교하면 여유롭게 승리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는 이 의원이 최 의원을 향해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기댄다고 비판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에 놓이면서 분루를 삼켰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이 담긴 문건유출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또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 개선안 발표 철회 등 정책 혼선도 겹치자 여권의 총체적 위기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목을 매는 의원들로서는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재선 의원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 쪽이 결속과 화합만 강조하며 현실 안주의 이미지를 줬다”면서 “그러나 의원들은 당이 중심이 되고, 주도하는 변화된 모습의 필요성을 더욱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이 친박 핵심으로서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영입하자 이러한 불만감이 더욱 고조됐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여론에 가장 민감한 서울과 수도권(41명) 의원들이 상당수 유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절반이 훨씬 넘는 초·재선(96명) 의원들 역시 이 같은 정치 상황에 민감했다.

여기에 친박 색채가 강한 비례대표 의원(27명) 가운데서도 상당수 ‘이탈표’가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론 역시 표심을 갈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대해 원래 개헌론자였던 이 의원은 부정적이었지만 유 의원은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자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의 여당 소속 50여명이 유 의원에 대거 표를 던졌다고 한다.

이 역시 청와대와 코드를 맞춘 이 의원에 등을 돌린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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