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협상, 유네스코 협상만큼 힘겨울 것””학교 때 별명이 ‘뻥세’, ‘오병세’는 처음 들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9일 우리 외교가 “미·중 모두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그런 점에서는 상당히 외교적 자산”이라며 “이런 점을 우리가 너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윤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이선근 연합인포맥스 대표이사 사장) 토론회에서 한일관계와 북핵·북한문제, 미·중사이 한국 외교 등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외교 현안과 환경에 대한 생각을 두루 밝혔다.
다음은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윤 장관의 토론회 발언 요약.
◇ 위안부·日세계유산…”유네스코 협상, 상상 힘들만큼 어려웠다”
▲”한일 간 세계유산 등재 문제에 관해 합의한 것은 영어본이다. 영문본에 충실하게 되면 아무 오해가 없다. 읽어보게 되면 어떤 의미로 해석되는지는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없다.”
▲”(일본군 위안부 협상 관련) 초기에 이 문제가 시작됐을 때 상당히 부정적으로 봤던 것에 비해서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진전이 있다. 세계유산 등재에서 양국이 보여줬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자세를 갖고 노력한다면 결국 풀릴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유네스코 등재 문제 (협상)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웠다. 군대 위안부 문제도 그 못지않게 힘겨운 협상이 될 것이다.”
◇ 한일정상회담·아베담화…”뒤로 가는 역사인식 안돼”
▲”성공적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몇가지 현안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 진전이 있어야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 기왕 정상들이 만날땐, 많은 문제가 진전된 결과 하나의 새로운 틀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회담이 돼야 하겠다.”
▲”하반기 중 한일중 3국 정상회담을 굉장히 열의를 갖고 추진하려 하고 있으며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한일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당연히 (장소가) 한국인데 상당히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아베 담화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1965년 이래 양국관계를 뒷받침해 온 역사인식에서 뒤로 가는 게 아니라, 과거 정부의 역사인식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역사인식 문제에 대한) 기우를 이번 계기에 일소하면 한국과 주변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아주 좋은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그런 것을 청산하는 절호의 기회(golden opportunity)가 될 것이다.”
◇ 북핵·북한문제…”북중간 대화 막혀…이례적 상황”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북한이 중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나라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대화가) 굴러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랙 1.5(반관반민)든 트랙 2든, 한미중·한미일 등 3자, 4자, 5자 등 다양한 대화 형식을 통해 가능하면 6자회담으로 갈 수 있는 여러 경로를 만들고자 한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갈수록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비용(cost)이 커진다는 걸 (북한과) 지금 가까워지고 있는 러시아를 통해서도 전달하고 있다.”
▲”북중 간에 최근 들어 대화가 거의 막혀 있다. 지난 1년여 이상 차관급 이상의 고위급 대화가 전혀 없다. 그동안의 북중관계에 비춰보면 아주 이례적 상황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 갈 수 없기 때문에 양측 모두 어떤 시점에서는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 같다. 9월3일 대일항전 기념식에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초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참석 문제가 상당히 관전 포인트다.”
▲(우리 측 참석과 관련해) “여러가지 측면을 면밀히 감안해서 최종적 결정을 머지않은 장래에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남북 정상이 모두 참석해 조우할 가능성과 관련)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조짐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북측에서 참석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너무 예단할 필요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계기에 북한 문제에 관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미·한중관계…”미중과 좋은 관계, 외교자산”
▲”우리가 미·중 모두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그런 점에서는 상당히 외교적 자산이다. 이런 점을 우리가 너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한미간) 과거 어느 때보다 외교장관, 정상, 실무 차원에서 하고 싶은 얘길 다 한다. 이렇게까지 솔직히 얘기하는 관계가 많이 있을까 하는 정도로 분명히 얘기한다. 리퍼트 대사와도 필요하다면 밤 12시 넘어서 전화한다.”
▲”한중관계가 수교 이후 최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대화의 질과 양, 양측면에서 다 얘기하는 것이다.
과거 통일문제가 (한중) 정상간 터부시되는 주제였다면, 이제 한반도 통일문제는 양국간 정상 차원 회담이든 그 이하 회담이든 더이상 터부시되지 않는다. 언제든 논의할 수 있는 주제가 됐다.”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는 것은 어려운 질문이지만, 방향성 면에서는 굉장히 잘 잡았다고 본다. 과거 보수정부와 진보정부에서 잘한 것과 못한 것을 선별해 취할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렸다.”
▲(박근혜 정부 5년을 함께한다는 뜻에서 별명이 ‘오병세’라는 말에) “학교 다닐 때 별명이 뻥세란 말은 많이 들었지만 오병세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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