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60년사에 3당합당前 YS 민주화투쟁 포함시키기로 김현철 “야당사 정리, 특정정당이 주도해선 안돼”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음 달 18일 창당 60주년 선포식 때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초청하는 등 상도동계 인사까지 야당 60년사의 ‘족보’에 아우르기로 했다.1955년 신익희 선생, 조병옥 박사 등이 주도해 만든 민주당을 현재 야당의 모태로 보는 새정치연합으로선 야당사 정리 과정에서 YS를 짚고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YS는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더불어 70~80년대 유신과 군사독재 정권 때 민주화 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빼놓을 수 없는 야권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두 거목은 1960년대부터 민주당의 후신인 신민당에 당적을 두고 경쟁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1987년 대선에서 단일화 실패로 정권교체에 실패했고 결국 YS가 이끌던 통일민주당이 1990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등과 3당 합당을 하면서 ‘경쟁하던 동지’에서 ‘적’으로 갈라섰다.
새정치연합은 3당 합당이 YS가 정통야당의 길에서 벗어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그 이전까지의 YS에 대해서는 같은 뿌리의 지도자로서 인정하자고 결론낸 상태다.
따라서 3당 합당 이전 YS의 활약상을 야당사에 그대로 담는 한편 사진전 때도 당시 사진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YS의 정치적 동지였던 상도동계 중 현재 새누리당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에게도 6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을 맡기거나 기념식 초청장을 전달하는 것을 추진키로 했다.
이런 행보는 호남 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민주화 세력의 구심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진정책’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문재인 대표 측이 YS까지 포함하는 영남 개혁세력 복원을 대권 플랜의 일환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88년 총선 때 YS가 발탁한 부산 지역구 정치인이었다. 또 YS의 차남 현철씨나 상도동계인 김덕룡 전 민화협 상임의장은 2012년 대선 때 사실상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창당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외연확대에 방점이 찍히면 효과가 반감되고 의미도 퇴색된다”며 “이번 사업은 민주, 민생, 통일을 일관되게 내건 민주당 60년사를 통해 야당의 정통성을 분명히 세우는 쪽에 초점이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새정치연합의 YS 끌어안기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도동계 대부분이 현실 정치권에서 은퇴한데다 현역 정치인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등은 여권에 몸담고 있다.
또 상도동계를 향한 구애는 동교동계와의 공감이 필요하지만 동교동계 인사들 역시 여야로 흩어져 단일한 구심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가뜩이나 새정치연합을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전통적 지역기반인 호남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도동계 또한 동교동계와 정치적 협력자이면서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이 주도하는 방식의 야당사 정리는 썩 달가워하지 않는 인상이다.
김현철씨는 “아버지 역시 야권의 지도자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야당사 정리는 특정정당이 주도할 것이 아니라 학계 등 각계각층이 주도하고 정당이나 상도동, 동교동이 동참하는 방식이 돼야 객관성과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병헌 최고위원으로부터 추진위원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이같은 의견을 제시하며 현재처럼 진행되는 추진위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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