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없이 끝난 노동당 창건 70주년…당국회담 성사되나

도발없이 끝난 노동당 창건 70주년…당국회담 성사되나

입력 2015-10-11 12:05
수정 2015-10-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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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로켓 발사·핵 언급’ 없이 당 창건 70주년 행사 지나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 없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핵심 합의사항인 당국회담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국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장거리 로켓 발사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됨에 따라 남북대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육성연설에서 남한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은 것도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김정은, ‘핵’ 언급 회피…부정적 대남 메시지도 없어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수차례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발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1일 “여전히 로켓 추진체의 이동 등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당 창건 행사를 치른 시점에서도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볼 때 당분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로켓 추진체 이동부터 발사까지는 2~3주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 최소한 오는 20~26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이전에 장거리 로켓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 따라서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큰 변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날 육성 연설에서도 ‘인성위성’이나 ‘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은 ‘경제·핵 병진노선’이라는 용어 대신 ‘경제·국방 병진노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핵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국제사회에 논란거리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미국에 대해서는 “미제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다”며 북한군의 대비태세를 원론적인 수준에서 강조하면서도 남측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남 강경 발언 내지는 부정적인 발언이 없었던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남한 정부의 행동과 의지를 보면서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우리 정부 “당국회담 성사 노력…8·25 합의 모멘텀 이어갈 것”

우리 정부도 얽히고설킨 남북관계를 풀려면 당국 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당국회담을 이산상봉 행사 전에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의 질의에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며 “8·25 합의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국회담에 앞서 회담의 급과 의제를 정하기 위한 남북 예비접촉이 이르면 이달 중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국회담에서 논의될 남북 현안으로는 ▲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방안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 경원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당국 회담은 남측의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통일전선부장 채널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면한 남북 현안을 풀기에는 한동안 끊겼던 이른바 ‘통-통 라인’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남측 국가안보실장·통일부장관과 북측 군 총정치국장·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접촉이 8·25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이런 방식의 ‘2+2 회담’이 재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 北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 여전히 변수

그러나 당국회담은 북한이 호응해야 성사될 수 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국회담 개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도 있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6일 “공화국에는 이미 강설(强雪)에 대처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물질적 준비가 충분히 마련되여 있었다”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전후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는 않더라도 지난 2012년 때처럼 연말에 로켓을 쏘아 올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이후로도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할 경우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조선중앙방송은 전날 열병식을 생중계하면서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위력한 전략 로켓들이 연이어 연이어 나갑니다”라며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결정하면 언제라도 준비에 돌입할 수 있다”며 “오는 16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중국의 태도를 보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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