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3년 전 봄날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文 임기 거론하며 조평통·금강산 기구 폐지 예고‘美 새 행정부’ 첫 언급..대북정책 겨냥 수위조절16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담화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긴 했으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폐지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까지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여 남북 관계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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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로이터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당대회에서 중단을 요구한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며 “북남관계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면서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 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까지 계산한 발언으로, 우리 정부와의 관계 단절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한껏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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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 3. 10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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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 3. 10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조평통 존재할 이유 없어...금강산 기구 폐지도 검토”북한은 또 “현 정세에서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는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통일부의 공식 파트너이자 6·15 행사 등을 주관해 온 조평통을 없앤다는 건 사실상 남북 화해의 제도적 창구를 닫아 버리겠다는 선전포고에 가깝다. 이어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 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함으로써 남북 교류와 협력에 있어서도 단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출범 공식화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김 부부장은 ‘미국의 새 행정부’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처음으로 언급하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으나, 비난의 상당 부분은 남측에 맞춤으로써 대미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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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비핵화 향해 동맹과 계속 협력” 밝힌 미 국무장관 일본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도쿄 리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과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향해 동맹들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함께 15~18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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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비핵화 향해 동맹과 계속 협력” 밝힌 미 국무장관
일본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도쿄 리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과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향해 동맹들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함께 15~18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외교안보팀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대남 비난 강도를 한층 높인 것은 우리 정부가 미국 측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동시에 압박을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내 남북 관계 복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내온 대북 메시지는 인권이나 한미일 공조 같은 것이어서 북한에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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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 쿼드 정상회의 참여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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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 쿼드 정상회의 참여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AP=연합뉴스
北 “최고수뇌부 보고중” ...美 대북정책에 여지 남겨지난달 중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접촉한 사실이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북측의 응답이나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북한을 떠보고 도발을 관리하겠다는 차원에서 접촉해서는 북한이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가 일단락되는 대로 북한 접촉의 주체와 채널, 의도, 시점 등을 좀더 확실하게 갖춰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당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021년 1월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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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021년 1월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다만 북한은 김 부부장을 앞세워 이 같은 중대 조치들이 “최고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대화의 여지를 남겨 둔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간 협상은 이미 시작된 걸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의도는 한국을 명분으로 삼아 미국으로부터 진전된 내용을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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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