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 66년만에 외친 정신대 할머니의 ‘만세’

징용 66년만에 외친 정신대 할머니의 ‘만세’

입력 2010-07-15 00:00
수정 2010-07-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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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호를 외칠까요? 만세를 부를까요? 만세로 합시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이들을 지원하는 시민 모임의 한 맺힌 절규가 끊이지 않았던 광주 미쓰비시자동차 전시장 앞에서 ‘만세 삼창’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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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출신 양금덕(82) 할머니,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광주유족회 이금주(91) 회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15일 오전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의 협상 동의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쓰비시 측은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서겠다”는 공문을 14일 전달했다. 연합뉴스
근로정신대 출신 양금덕(82) 할머니,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광주유족회 이금주(91) 회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15일 오전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의 협상 동의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쓰비시 측은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서겠다”는 공문을 14일 전달했다.
연합뉴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은 15일 오전 미쓰비시중공업의 협상 의지 표명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태도 변화에 고무된 할머니 등은 “잠자는 양심을 깨워냈다.승리를 자축하자”는 진행자의 외침에 만세로 화답하며 감격을 나눴다.

 일본 강점기 근로정신대에 끌려간 지 66년 만,해방 65년 만,손해배상 소송 11년 만의 작은 환호였다.

 ●미쓰비시중공업 “협의하자”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14일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 소송지원회)에 ‘협의의 장’ 마련에 동의한다는 뜻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이 회사는 협의가 계속되는 동안 한·일 양국에서 정신대 문제와 관련해 미쓰비시 관련 회사를 대상으로 한 집회와 서명활동,불매운동을 삼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일본을 방문한 시민모임과 이용섭 의원 등의 제안에 대한 회답이었다.

 당시 시민모임은 삼보일배로 미쓰비시의 사죄와 일본 정부의 배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13만4천여명의 서명을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정부에 전달하고 7월 15일까지 협상테이블 마련에 참여해 달라고 통보했다.

 시민모임 측은 미쓰비시의 이번 입장 표명에 대해 “200일에 가까운 광주시민의 1인 시위,일본 정부의 연금탈퇴수당 ‘99엔’에 반발해 서명한 국민의 분노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며 “국적을 뛰어넘어 인권과 정의를 회복하려는 한일 양국 시민의 연대투쟁과 범국민적 저항이 해방 이후 65년간 잠자던 전범기업의 양심을 깨웠다”고 평가했다.

 미쓰비시의 이번 조치에는 일본 정부의 전후 처리에 대한 달라진 시각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내각 2인자이자 공식 대변인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최근 일제시대 강제징용자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음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정부 차원의 보상에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만시지탄’..‘정의회복을 위한 첫 걸음’

 시민모임은 미쓰비시 중공업의 결단을 환영하면서도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징용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끌려가 젊음을 바친 뒤 66년 만에야 협상의 첫걸음을 뗐기 때문이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1944년 5월 전남 출신 150여명,충남 출신 150여명 등 300여명의 소녀를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징용했다.

 이들은 같은해 12월 도난카이(東南海) 지진으로 목포,나주,광주출신 동료 6명이 숨지는 아픔을 겪은 뒤 해방을 맞아 1945년 10월 맨몸으로 귀국해야 했다.

 수십 년이 지나서야 이들을 기억한 사람은 나고야의 일부 양심적인 시민들이었다.

 1988년 12월 나고야의 일부 시민들은 미쓰비시 공장 안에 당시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를 건립했다.

 그 후로 10여년이 또 흐른 뒤 양금덕(82) 할머니 등 8명은 1999년 3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지만 2005년 3월 나고야 지방재판소,2007년 나고야 고등재판소,2008년 11월 도쿄 최고재판소에서 모두 기각 판결을 받았다.

 뜻있는 지역 인사들은 이에 반발해 지난해 3월 시민모임을 결성해 정신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2만8천여명의 서명을 미쓰비시중공업에 전달했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같은해 9월 일본 후생노동성 사회보험청은 원고 8명에 대한 후생연금 가입사실을 확인하고 3개월 뒤 연금 탈퇴수당으로 라면 1개 값에 불과한 99엔을 지급하기로 해 파문이 일었다.

 시민모임은 이후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개장에 반발해 1인 시위를 시작했고 ‘99엔 지급’과 관련 후생노동성을 방문하는 등 항의활동을 벌였다.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죄”

 피해 할머니와 유족 등의 첫째 요구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사죄이다.

 한 유족은 기자회견에서 “돈은 광주 시민모임과 나고야 시민모임에 기증할 의사도 있다”며 “보상금 얼마로 해결할 아픔이 아닌 만큼 반드시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이같은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우선 조건으로 사죄를 내세울 예정이다.

 시민모임은 이달 중 방한 예정인 나고야 소송지원회와 피해 당사자,유족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상 방법,요구안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시민모임은 특히 80대에 접어든 할머니들을 위해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최대한 빨리 협상 테이블을 꾸려 광복절인 다음 달 15일 이전 진전된 협의안을 끌어낼 방침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요청에 따라 1인 시위 등 반(反) 미쓰비시 활동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시민모임 대표 김희용 목사는 “미쓰비시 측의 결정이 잠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 있는 것 같다”며 일단은 미쓰비시의 진정성을 믿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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