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한때 ‘실신’…이웃 “딸이라도 무사하길..”
뉴질랜드 지진으로 실종된 한국인 남매 가운데 오빠가 4일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남매의 집에 머물고 있던 어머니 김정옥(52)씨 등 가족과 이웃 주민들은 큰 충격과 함께 슬픔에 빠졌다.지난달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6층짜리 캔터베리TV 건물이 지진으로 무너지면서 한국인 남매가 실종됐다.
이 가운데 오빠인 유길환(24)씨가 이날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두 자녀의 실종이후 집에서 자리에 누운채 링거를 맞으며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해 온 어머니 김씨는 뉴질랜드 현지에 머물고 있는 남편 유상철(56)씨로부터 이같은 비보를 전해 듣고 오열을 하다 한동안 정신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유씨는 지난달 23일 밤 두 자녀의 생사 확인을 위해 출국, 현재 뉴질랜드에 머물고 있다.
현재 집에는 아버지 유씨의 동생 가족이 남은 가족들을 보살피고 있으며, 이웃 주민과 유씨 부부가 다니는 둔내성당 교우들은 어머니 김씨가 원치 않아 집에 가보지도 못한 채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
안흥면 소사2리 전성범 이장은 “2006년 우리 마을로 귀농한 뒤 반장까지 맡으며 마을 발전을 위해 애써 온 유반장님 댁에 청천벽력같은 비보가 전해져 모두가 침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주민들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동생이라도 무사히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노광일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는 이날 유씨 남매 가운데 오빠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을 뉴질랜드 경찰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으며, 여동생 나온(21) 씨는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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