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강씨, 부산저축銀 해외 불법대출·비자금 ‘핵심 인물’

건축가 강씨, 부산저축銀 해외 불법대출·비자금 ‘핵심 인물’

입력 2011-06-04 00:00
수정 2011-06-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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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캄보디아 특수목적법인(SPC)에 불법 대출된 자금도 본격 추적함에 따라 해외 명문대 출신 건축가 강모(52)씨의 행적과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강씨가 해외 투자 사업과 비자금 조성 의혹을 풀어줄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부산저축은행그룹 고위 임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캄보디아 프놈펜 신도시(캄코시티) 개발 사업에서 설계 등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SPC에 대출한 돈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면 강씨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이 해외 투자 사업을 위해 설립한 SPC는 총 10개에 달하며, 이 중 9개가 캄보디아 캄코시티·공항·고속도로 개발 사업 등을 위한 것이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2005년부터 5년간 캄코시티 개발 사업에 3534억원, 2007년부터 3년간 시엠립 신국제공항 사업에 661억원 등 총 4200억여원을 대출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실제로 사업권이나 부지 소유권을 취득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최근 대검찰청 연구관을 캄보디아에 파견, 현지 수사 당국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대출 자금이 비자금이나 은닉 재산으로 조성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씨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면 해외로 나간 대출금의 흐름을 규명하는 일은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캄보디아 대출금 수사에서는 건축가 강씨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 강씨는 P 건축회사 대표이며,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구속 기소) 부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민권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의 사옥인 서울 논현동 ‘워터게이트’ 빌딩은 강씨가 건축을 담당했으며, 그룹 내 다른 저축은행의 인테리어도 그의 회사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의 부동산 개발 사업 마스터플랜은 대부분 강씨가 맡았다.

특히 강씨는 캄코시티 개발 사업에서 설계를 담당했으며, 2007년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산업훈장을 받기까지 했다.

검찰은 강씨가 캄보디아 SPC의 실질적 책임자였으며, 대출 자금이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P사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강씨는 현재 부재 중”이라며 강씨와의 연결을 거부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캄보디아에 총 9개 SPC를 세우고 4962억원을 투입해 개발 사업을 벌였지만, 그룹으로부터 자금 지원이 끊기자 대부분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6-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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