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직이탈 가능성…지방선거 앞두고 줄서기 시작될 듯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박덕흠(60·충북 보은·옥천·영동) 의원이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지역정가에 변화가 예상된다.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16일 박 의원 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가 퇴직하는 운전기사에게 건넨 1억원을 선거운동과 무관한 퇴직위로금이나 특별공로금 성격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위기에 놓였던 박 의원은 선거법 족쇄에서 벗어나게 됐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지만, 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의원 역시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재판부의 현명한 결정을 존중한다.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안도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40.7%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용희 전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아들 이재한(민주당) 위원장과 무소속 심규철 전 의원을 상대로 펼친 선전이다.
그러나 선거운동기간 내내 그는 ‘돈 선거’ 시비에 휘말려 고전했다. 친형(64)이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의 금배지를 ‘시한부’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은 지역 정치권에서 ‘박덕흠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단체장과 지방의원 의석수만 놓고 볼때 그의 지역구는 여전히 이용희 전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의 텃밭이다.
최근 공천제 폐지를 요구하면서 탈당한 정상혁 보은군수를 제외하면 옥천·영동군수와 도의원 4명, 군의원 16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따라서 그의 회생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이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압박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옥천에 외가를 둔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고 이 지역 정가의 새로운 터줏대감이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인 옥천군의회의 한 의원은 “박 의원 회생으로 내년 선거를 앞둔 민주당 소속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거취를 두고 복잡한 셈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 지방의원 등의 탈당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초선이면서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에 선출되는 저력을 보인 박 의원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지역 정치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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