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봐줘 평생 잊지 못할 것” 병원에 편지
메르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중국 출장을 갔던 국내 10번째 환자(44)가 26일 현지 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이날 오후 귀국했다. 출국한 지 한 달 만이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를 상대로 출국 전후 경위 등을 조사했다.10번째 환자는 지난달 16일 경기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한 아버지(76·사망)를 병문안했다가 감염됐다. 당시 이 환자의 아버지는 국내 최초 메르스 환자(68)와 같은 병실에 입원하고 있었다. 방역당국의 감시망에서 빠져 있던 그는 고열 등 메르스 증상이 발현된 이후 지난달 26일 출국, 홍콩을 경유해 중국 광저우로 출장을 갔고 출장 중인 29일 확진 판정을 받아 후이저우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때 상태가 위중했으나 점차 호전돼 세 번에 걸친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 퇴원하게 됐다. 중국 현지 언론은 이 환자가 “말도 통하지 않는데 병원 의료인들이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매일 돌봐줬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병원이 될 것 같다”고 감사 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 환자의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알려 왔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중국 당국이 10번째 환자를 격리치료하는 과정에서 14억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퇴원한 중국 국적의 동포 간병인 93번째 환자(64·여)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했다.
국내에서도 퇴원자가 늘어 이날 처음으로 퇴원자(82명)가 치료 중인 환자(69명) 수를 넘어섰다. 사망자는 31명으로 치사율은 17.1%다. 정부는 유족에게 사망자 1명당 1000만원의 장례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유족이 당국의 시신 처리 지침에 따라 화장을 했을 때만 지원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6-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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