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부인 소환해 명단 부실작성 경위 집중 조사 예정
낚싯배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 전복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은 사망자들의 사인과 사고 원인, 승선명부 부실작성, 선체 구조변경 여부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8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해경은 우선 사망자들의 사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해경은 돌고래호 선장 김철수(46)씨의 사인을 확인하고자 부검을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부검을 통한 사인 조사는 사고 피해자 유족들이 “피해자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 익사했을 가능성보다는 늑장 수색에 따른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것”이라는 의혹 제기에 따른 것이다.
해경 측은 “부검을 하려면 유족의 동의가 필요해 일단 김 선장에 대해서만 부검을 했다”며 “모든 사망자를 부검할 수는 없고 추가 수사를 통해 보다 명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해경은 또 사고 원인과 선체 구조변경 여부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돌고래호 선체가 인양된 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추자도 옆 청도 인근에 결박된 채 바다에 잠겨 있는 돌고래호의 수중 감식 작업을 모두 마친 해경은 제주도와 함께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체 인양이 완료되면 돌고래호의 전복 원인이 정체 불상의 물체와 충돌 때문인지, 아니면 너울성 파도에 의한 것인지 등 보다 명확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사고 때와 같이 돌고래호에서도 복원성 약화를 부르는 불법 구조변경이 있었는지도 육안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밤부터 추자도 인근 해역에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지는 등 오는 10일까지 날씨 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선체 인양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승선원 명단이 허술하게 작성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돌고래호가 출항 전 제출한 승선 명부에는 22명이 기록돼 있지만, 해경 조사 결과 실제 승선 인원은 21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명단에 있는 4명은 실제 승선하지 않은 반면, 명단에 없는 3명이 승선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경은 이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만간 명부를 작성한 김 선장의 부인을 불러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명단에 있는 미승선자 4명이 모두 김 선장의 친인척 또는 가까운 지인인 점을 확인, 명부 부실 관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생존자 3명에 대해서는 이들이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지는 대로 치료 상황을 지켜보며 조사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김 선장의 부인이나 생존자 모두 현재 사고 관련 트라우마가 있고 있어 조사에 조심스러움이 많다”며 “상황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추자안전센터가 돌고래호와 비슷한 시각 출항한 돌고래1호 선장의 첫 신고 전화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 해경이 초기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신호가 끊긴 사실을 파악하고도 신속히 조치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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