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전 자료 파기 등 의혹…입점 로비 수사 탄력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주요 관련 자료 파기를 주도한 혐의(증거인멸 및 증거위조 교사)로 B사 대표 이모씨를 11일 구속했다.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B사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실제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와 신 이사장 간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관련 뒷돈 거래에서 일종의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신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회사 내 컴퓨터 전산 자료 등 주요 증거물들을 대거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2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B사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전부 교체한 뒤 내용물을 삭제하고 일부 하드디스크는 포맷한 사실을 확인해 이달 8일 이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2012년∼지난해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운영에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정 대표 측으로부터 10억∼20억원의 뒷돈을 챙긴 단서를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겉으로는 B사가 네이처리퍼블릭과 면세점 입점 컨설팅 및 매장 위탁관리 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수수료의 모양새지만, 검찰은 신 이사장이 정 대표의 청탁을 들어준 뒤 뒷돈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로비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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