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사건 재판장 집요한 질문에 검찰·변호인 ‘진땀’

CJ사건 재판장 집요한 질문에 검찰·변호인 ‘진땀’

입력 2014-01-14 00:00
수정 2014-01-1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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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53) CJ그룹 회장에 대한 14일 공판에서 재판장이 최종 절차를 앞두고 1시간 넘는 질문 공세를 퍼부어 검찰과 변호인이 진땀을 흘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공판에서 재판장은 해외 유령회사(특수목적법인)를 통한 이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궁금한 점을 양측에 캐물었다.

이 회장은 로이스톤 등 4개의 해외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CJ 주식을 거래해 조세 215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 초반 질문의 화살은 이 회장 측 변호인으로 향했다.

재판장은 “이재현 회장이 1달러짜리 명의상 회사를 만들어서 자신의 의사에 따라 모든 결정을 했고 결국 세금을 하나도 안 냈다”며 “법인격을 무시한 운영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장은 “경영권 안정화 목적을 주장하지만 조세회피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있나”라고 물었다.

재판장은 검찰 측에도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다. 뚜렷한 불법 행위가 없었다면 해외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주식 거래만으로 형사상 조세포탈 혐의가 성립했다고 볼 수 있는지 추궁했다.

재판장은 “누구나 특수목적법인을 이용할 수 있고 법률도 이를 허용한다”며 “이재현 회장이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는 등 적극적인 은폐 행위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처벌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특수목적법인을 사용한 것 이외에는 다른 행위를 한 것이 없어 선박왕 권혁과 비교하기는 무리다”고 덧붙였다.

조세포탈 혐의는 이 회장의 공소사실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장의 보기 드문 질문 공세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회장은 2천억원대 횡령·배임·탈세 범죄를 한 혐의로 작년 7월 구속기소됐다. 신부전증을 앓던 이 회장은 작년 8월 신장 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이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이날 오전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오후 3시께 법정에 나와 피고인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검찰 논고와 구형, 피고인 최후 진술이 이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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