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D-1> 북한 쌍둥이 마라톤 자매, 일본과 자존심 대결

<아시안게임 D-1> 북한 쌍둥이 마라톤 자매, 일본과 자존심 대결

입력 2014-09-18 00:00
수정 2014-09-1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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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여자 마라톤에서 지난해 세계를 놀라게 한 ‘북한 쌍둥이 자매’가 일본의 정상급 마라토너들과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북한은 이번 대회 여자 마라톤 대표로 김혜성(21)과 김혜경(21) 자매를 출전시켰다.

두 선수는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김혜경이 2시간 35분 49초로 8위, 김혜성이 2시간 38분 28초로 14위에 올랐다.

이들은 국가별로 상위 선수 세 명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번외 단체전에서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의 마라톤 강국들을 제치고 북한을 우승으로 이끄는 기염을 토했다.

조선신보의 보도에 의하면 이들은 마라톤 감독인 아버지의 길을 따라 황해북도 금천군청소년학교에서 6년 전 마라톤을 시작한 쌍둥이 자매다.

김혜성이 언니, 김혜경이 동생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세 달 만에 전국 청소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자 평양체육단에 스카우트돼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처음에는 언니 김혜성의 성적이 좋았지만, 이제는 동생 김혜경의 성적이 낫다.

동생이 잘하는 것이 언니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이에 맞는 레이스 전략으로 언니의 심리를 조절하면서 자매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한다.

올해 4월 평양에서 열린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던 동생 김혜경이 35㎞ 지점에서 “언니가 두 번째로 달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 기뻐 눈물이 났고, 언니와 함께 달리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우애도 깊다.

올해 김혜경은 최고 기록을 2시간 27분 05초로, 김혜성은 2시간 27분 58초로 끌어올렸다.

마라톤 기록은 코스와 날씨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기록만으로 본다면 인천에서 정상을 노리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경쟁자는 일본이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은 여자 마라톤에 기자키 료코(29), 하야카와 에리(33) 등 자국 내 정상급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올해 최고기록은 기자키가 2시간 25분 26초, 하야카와가 2시간 25분 31초로, 아시아 권 선수들의 올해 기록 가운데 가장 좋다.

그러나 꾸준히 상승세를 타 온 북한의 젊은 쌍둥이가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일본 마라토너들을 따라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은 워낙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에 일본을 잡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싸움에 북한 선수들만 도전장을 내놓게 할 수는 없다.

한국도 여자 마라톤에 김성은(삼성전자)과 최보라(경주시청)를 출전시켜 메달을 노린다.

육상연맹 관계자는 “일본 선수들은 초반부터 치고 나간 뒤 페이스를 조절해 가며 레이스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전략에 휘말리지 않도록 북한에 초점을 맞춰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 전략을 취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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