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역버스 대란’ 정부·지자체 머리 맞대 풀어라

[사설] ‘광역버스 대란’ 정부·지자체 머리 맞대 풀어라

황수정 기자
황수정 기자
입력 2018-08-12 21:06
수정 2018-08-12 22: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6개 광역버스 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오는 21일 첫차부터 19개 노선 259대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인천시에 신고했다. 인천~서울 광역버스 전체 노선이 28개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 수만 명의 발이 당장 묶인다.

업체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운수 종사자 휴게시간 보장법 신설로 노선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인천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아 노선 폐지 신고를 하게 됐다”고 호소한다. 16일까지 노선 폐지 수용 또는 반려 여부를 회신해야 하는 인천시를 시민들이 숨죽이며 지켜보는 형국이다.

업체들의 하소연이 일리가 없진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인건비만도 19억 7700만원이 늘었다. 주 52시간 근무 규정은 그나마 시행이 유보됐지만 제대로 적용되는 내년에는 기사를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인천시 사정도 녹록지는 않다. 시는 광역버스 업체들의 인건비 상승분 보전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에 지원금 23억원을 편성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광역버스가 준공영제 운행 방식이 아니어서 예산 지원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한 번만 지원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니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딴것도 아니고 시민의 발을 하루아침에 묶어 버리는 최악의 결말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경기도는 지난 4월부터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경기도와 시·군이 세금으로 운송 수입 부족분을 보전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지자체들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을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후유증이라면 지자체에만 책임을 떠넘길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2018-08-13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