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간관계/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 인간관계/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11-11-09 00:00
수정 2011-11-0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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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P. 그 자명한 세상 이치를 자못 진지하게 받아들이던 그는 제2의 직장생활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새로 사람을 사귀고 조직에 적응하는 일이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던 그가 조촐한 기관의 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내 사마천의 ‘사기 열전’을 열심히 읽고 있다는 근황을 전해 왔다. 장군, 유세가, 자객, 군왕의 굄을 받는 여인까지 온갖 인물이 등장해 펼치는 드라마가 열전 아닌가. 그런 다양한 인물군상을 통해 ‘인간’에 대해 새롭게 배워가고 있단다. 인생 2막 낯선 조직생활은 역시 녹록한 게 아니었다. ‘지금 여기’가 바로 꽃피는 낙원임을 우리는 늘 뒤늦게 깨닫는다.

열전을 읽으며 인간을 배운다는 건 달리 말하면 모략에 대처하는 법을 터득한다는 것. 나는 그에게 차라리 하이쿠 한 줄을 읽으며 자연을 배우는 것이 어떠냐고 말해 줬다. 세속에 몸을 담고서도 순수한 자연의 마음을 오로지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인간관계의 보약이 어디 있을까.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11-11-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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