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개혁 담은 예산안 통과… 신흥국 IMF지분 늘어 입지 강화
국제통화기금(IMF)이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 개혁에 나서게 됐다. IMF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의회가 IMF 구조 개혁 승인을 담은 2016회계연도 예산안을 18일(현지시간) 통과시켰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 신흥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결의안은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돼 IMF 집행이사회가 승인한 IMF 구조 개혁 방안으로, IMF 전체 재원을 현재의 2배인 약 6597억 달러(약 782조원)로 늘리고 미국 등 선진국이 보유한 IMF 지분 가운데 6%를 신흥국으로 옮기는 내용 등이 골자다.
IMF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때부터 제기됐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되는 IMF 지배 구조가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국내총생산(GDP)과 외환 보유액에 비해 일부 신흥국들의 IMF 지분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지배 구조 개혁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에 IMF는 2006년부터 지배 구조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포함해 2010년 구조 개혁 방안을 승인했지만 IMF의 최대 지분을 가진 미 의회가 투입 예산 확대 등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관련 예산안의 발목을 잡아 왔다.
그러나 미 의회의 이번 예산안 통과로 IMF는 이르면 다음달 쿼터 변경을 위한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IMF 지분에 예산을 더 투입하지만 지분율은 17.6%에서 17.3%로 소폭 줄어들고, 신흥국들은 지분율이 늘어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41%인 한국의 지분율은 1.79%로 오르고 지분 순위도 18위에서 16위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3.9%에서 6.3%로 올라 현재 6위에서 3위로 올라선다.
중국과 더불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소속 4개국이 모두 IMF 상위 지분 10개국에 포함된다.
최광해 IMF 이사는 “IMF는 위기 상황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자금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그를 위한 구조 개혁을 기다려 왔다”며 “한국 입장에서도 과거 IMF로부터 지원을 받던 입장에서 기여하는 입장으로 바뀐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5-12-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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