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혁명 중국, 이제는 ‘5성급 호화 화장실’로 골머리

화장실 혁명 중국, 이제는 ‘5성급 호화 화장실’로 골머리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09 13:49
수정 2018-01-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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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냉장고·전자레인지까지 갖춰…中 정부 “지나친 사치 경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시한 ‘화장실 혁명’을 추진하는 중국이 이제는 지나친 호화 화장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9일 보도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직접 지시에 따라 2015년 4월부터 대대적으로 ‘화장실 혁명’을 벌여왔다. 이는 더럽고 냄새나는 낙후된 화장실을 개조하고 이용 문화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년 동안 전국의 경구(景區·관광지)는 물론 농촌과 도시 지역의 화장실 7만 개를 개조하거나 새로 지어 당초 목표였던 5만7천 개를 뛰어넘었다. 이어 2020년까지 추가로 화장실 6만4천 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문제는 시 주석의 뜻을 받든다는 일부 지방 관료의 열의가 지나친 나머지 ‘5성급 화장실’로 불리는 호화 화장실이 곳곳에 출현했다는 것이다.

충칭(重慶)시의 한 5성급 화장실은 TV,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기, 분수, 자동 구두닦이 기계 등을 갖췄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의 한 관광지 화장실은 소파, 냉장고, 정수기, 전자레인지 등을 구비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말 지어진 장쑤(江蘇)성의 5성급 화장실은 건설 비용이 200만 위안(약 3억3천만원)을 넘었다. 충칭시의 한 화장실도 건설 비용이 100만 위안에 달했다.

‘보여주기 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는 이 같은 호화 화장실에 서민들의 분노가 들끓자 당국도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중국의 관광분야 담당 부처인 국가여유국 리진자오(李金早) 국장은 최근 회의에서 “사치와 과시의 상징인 ‘5성급 화장실’의 건설은 당장 중단해야 하며, 화장실의 실용성과 내구성을 중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화장실 혁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시안(西安)시에서 도입한 ‘화장실 책임자’ 제도를 보급하고, 공공기관과 정부 소유 빌딩,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개방 화장실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시안시는 각 지역 화장실에 책임자를 둬 위생 상태 등을 관리하도록 하고, 해당 지역의 관료 인사평가 때 그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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