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감동이죠”…차승원의 현란한 요리 쇼쇼쇼

“이쯤 되면 감동이죠”…차승원의 현란한 요리 쇼쇼쇼

입력 2015-02-07 12:11
수정 2015-02-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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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어촌편’, 만능요리사 차승원 활약으로 ‘대박’유해진·손호준의 시너지에 편집된 장근석의 머리카락 찾는 재미도

이쯤 되면 감동이다.

요리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는 콘셉트를 TV가 팔아온 지는 오래됐지만, 이번엔 결코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제작진도 단단히 허를 찔렸다.

어느 정도겠거니 했는데, 웬걸. 회를 거듭할수록 그 손놀림이, 그 레시피가, 그 두뇌회전이 기가 막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오히려 끝까지 숨기려 했던 가정사가 공개되면서 ‘진한 부성애의 상징’으로 떠오른 게 불과 4개월 전.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배우 차승원(45)은 다시 ‘요리의 신’으로 떠올랐다.

연기나 트릭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그의 음식을 맛보는 이들의 리액션이 너무나 ‘리얼’하다. 시청자도 당장 TV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가 만든 음식을 한 젓가락, 한 숟가락 하고 싶어진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tvN ‘삼시세끼-어촌편’이 차승원의 현란한 요리쇼로 금요일 밤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편인 ‘삼시세끼-농촌편’에서는 요리의 문외한인 이서진과 옥택연의 좌충우돌 밥상 차리기가 소소한 재미를 줬다면, ‘요리의 신’ 차승원은 전혀 다른 차원의 밥상을 선보이며 반전의 매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1회 9.8%, 2회 10.8%를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지난 6일 방송된 3회 시청률은 7일 오전 10시 현재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순항이 예상된다.

◇ 장근석 머리카락 찾기 쇼쇼쇼

애써 준비한 첫 방송을 앞두고 프로그램 멤버 중 하나였던 장근석이 탈세 의혹으로 하차하면서 난데없는 위기를 맞는 듯했던 ‘삼시세끼-어촌편’은 이러한 차승원의 활약으로 장근석의 부재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제작진도 촬영하면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는지, 차승원-유해진-장근석이 함께 촬영한 영상에서 장근석 부분을 몽땅 잘라낸 편집본을 지난 6일까지 3회에 걸쳐 방송했다. 세 명이 좁은 공간에서 엮이며 촬영한 영상에서 한 명을 싹 들어낸 것도 대단한 기술이지만, 그 하나가 없어도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재미에 별 손색이 없는 것은 매끼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차승원의 요리쇼 덕분이다.

또한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듯, 밥상에 밥그릇과 수저의 흔적은 남아있지만(제작진이 그것마저 편집하기엔 출연진이 둘러앉은 소반이 너무 작다), 그림자도 잘린 채 꼭꼭 숨어버린 장근석의 머리카락을 찾는 의외의 재미도 있다. 지난 3회 동안 장근석은 아주 잠깐씩 손으로, 목소리로, 머리카락으로 화면에 스쳐 지나갔다.

물론 장근석을 잘라내느라 차승원과 유해진을 과도하게 클로즈업한 장면들이 이어지고, 중간 중간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등장하지만 그마저도 차승원의 손맛이 상쇄해버린다. 차승원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넋이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 겉절이 무치고 콩자반 만드는 섹시한 남자

잘생기고 손 빠른 남자 셰프들을 내세운 요리 프로그램은 넘쳐난다. 드라마에서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파스타를 만들거나 스테이크를 굽는 남자들의 모습은 이제 클리셰가 됐을 정도로 익숙하게 보아왔다.

그런데 겉절이를 무치고 콩자반을 만들며 동치미를 담그는, 과도하게 섹시한 남자는 처음이다. 심지어 드라마도 아니다.

신장 188㎝의 국내 톱 모델 출신 톱 남자 배우가 목포에서도 배로 6시간을 타고 들어가야 하는 외딴섬 만재도의 작은 집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무심한 듯 척척 해내는 음식은 뭔가 있어 보이는 서양식이 아니다.

차승원의 요리가 감동적인 것은 한국인의 보통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러나 결코 누구나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없는 반찬들을 늘 집에서 손수 해 먹었다는 듯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갖은 양념을 전혀 어려움 없이 뚝딱 만들어내고, 요소요소 손맛을 발휘한다.

그는 계란말이를 하고 깍두기를 담그며 홍합미역국과 홍합밥을 한다. 허리가 끊어지도록 직접 긁어온 김을 모아 김 틀에 넣고 햇빛에 말려 구워먹고 누룩을 떠 막걸리를 담근다.

계란말이가 식을까 봐 랩으로 덮어두는 동작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꽃빵을 찌려다 여의치 않자 바로 아이디어를 내 빵을 계란에 묻혀 튀기는 임기응변은 신기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차승원은 회도 능숙하게 뜨고, 짬뽕과 우럭탕수, 고추잡채 등 중국요리에도 일가견을 보이며 감동을 배가한다.

심지어 오는 13일 방송될 4회에서는 그가 어묵탕을 선보일 것임을 프로그램은 예고했다. 솜씨 좋은 주부라도 생선살을 발라내 어묵을 만드는 작업을 집에서 직접 해본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제작진은 차승원이 생각보다 요리를 너무 잘한다며, 차승원에게도 어려울 게 틀림없을 어묵탕을 주문했다.

◇ ‘바깥양반’ 유해진과 ‘예견된 대타’ 손호준의 시너지

영화 ‘이장과 군수’, ‘혈의 누’ 등에서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차승원과 유해진은 전혀 다른 캐릭터끼리의 앙상블을 이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미 이 프로그램으로 통신광고와 음료광고 등을 함께 찍으며 앙상블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두 배우는 마치 ‘집사람’과 ‘바깥양반’의 코믹한 역할극을 보여주고 있다.

’요리의 신’ 차승원이 부엌일을 도맡아 하면, 유해진은 통발과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나가 먹거리를 구해온다. 성격이 급하고 손이 빠른 차승원은 온갖 잔소리를 해대고, 유해진은 그 잔소리의 포화를 맞으면서도 실실 웃으며 불을 피우고 목수 일을 한다.

유해진은 무엇보다 차승원이 차린 밥상에 매번 감탄하며 마치 ‘천상의 맛’을 경험하는 듯한 리액션으로 시청자의 입맛을 돋운다.

되는 프로그램은 뭘 해도 된다더니, 장근석이 하차하면서 긴급하게 정식멤버로 ‘삼시세끼-어촌편’에 투입된 손호준은 지금 와서 보니 ‘예견된 대타’였다.

손호준은 애초 한차례 게스트로 등장할 예정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녹화를 한 내용이 지난 6일까지 2~3회에 걸쳐 방송됐다.

그런데 방송에서 차승원은 끊임없이 “호준이 이러다 계속 우리랑 같이 가는 거 아냐?” “이번에 (뭍으로) 나갔다가 다시 오길 바란다”는 등의 농반진반 발언을 했는데 그 말이 씨가 된 것이다.

착하고 순한 ‘머슴형’의 손호준과 ‘능구렁이 부부’ 차승원-유해진의 시너지는 손호준이 정식 멤버로 합류한 오는 13일 방송분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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