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문화재가 韓·中 출처로 복수 등록…가야·임나 표기 혼재
일본 문화청 홈페이지의 한국 문화재 출처 및 시기 표기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9일 문화청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금착수렵문동통(金錯狩獵文銅筒)’이라는 문화재가 한반도 항목과 중국 항목에 중복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항목에는 고려 유물로 분류돼 있으며, 1941년 7월 3일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사실이 기재됐다. 동시에 이 문화재는 ‘1∼2세기 후한(後漢) 시대’라는 표기와 함께, 중국 항목에도 포함됐다. ‘낙랑고분’에서 출토됐다는 설명도 붙었다.
동일한 문화재가 한국산, 중국산으로 제각각 등록돼 있고, 시기도 ‘1천년’의 차이가 나게 제각각 기록된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청 미술학예과 당국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금착수렵문동통을 중요 문화재로 지정했을 당시에는 중국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서 출처를 중국으로 기재했으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자료가 나옴에 따라 출처가 ‘한반도’라는 견해도 제기됐다”며 “지금 견해로는 어느 것인지 확정하기 어려워 양쪽 모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한국 문화재와 중국 문화재에 모두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도 두가지 표기(고려와 후한) 사이에 시기상 1천년 안팎의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아 보인다.
이뿐 아니라 홈페이지상에 가야가 출처인 한국 문화재의 제작 시기와 관련, 어떤 문화재는 ‘삼국시대(가야)’, 어떤 문화재는 ‘임나(任那)’로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청에 질의한 결과, 이는 일본 정부가 국보나 중요 문화재 등으로 지정한 문화재는 정부 차원에서 지정 당시에 쓴 표기대로 홈페이지에 싣고, 다른 일반 문화재들은 박물관과 미술관 등 각 소장처별로 홈페이지에 출처 정보를 등록토록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문화재 반환 운동을 해온 시민단체 ‘한국·조선 문화재 반환문제 연락회의’의 이양수 간사는 “일본내 모든 한국 문화재가 약탈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문화재는 인류 공동의 재산인데, 외국산 문화재의 출처를 제대로 표기해 놓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화재를 관리할 자격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간사는 이어 “일본은 소장중인 모든 한국 문화재를 언제 어떻게 입수했는지 당당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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