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50대 가장 A씨. 연합뉴스
자기 부모와 처자식 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범행 2주 전 피해자들에게 먹일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기 위한 알약 분쇄기를 구입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50대 가장 A씨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는 A씨가 범행을 결심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이 자세히 기술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 대표였던 A씨는 광주시 일대에서 민간아파트 신축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해 경찰 수사를 받았고, 이로 인해 계약자들로부터 민사소송과 고소를 당했다.
A씨는 소송 등으로 수십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계획했으나 본인이 죽으면 채무가 가족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피해자들을 먼저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올해 1~3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아 보관하던 수면제 수십정을 가루약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3월 31일 알약 분쇄기를 구입했다. 이어 4월 14일 용인시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에게 수면제를 섞은 유제품을 먹게 한 뒤 피해자들이 잠든 사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병원에서 회복한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든 범행을 털어놨다.
A씨 첫 재판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20분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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